연기금투자풀에 참여하는 정부기금이 오피스빌딩 등 실물부동산에도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동안 불가능했던 해외주식이나 해외채권은 상장지수펀드(ETF) 형태로 투자가 가능해졌다.
기획재정부는 23일 방문규 2차관 주재로 투자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연기금 투자풀 해외·대체투자 신상품 도입방안'을 마련했다.
투자가 가능해진 해외상품은 선진국과 신흥국에 각각 투자할 수 있는 주식형과 채권형이다. 다만 이들 해외 주식이나 채권에 직접투자하는 것이 아닌 ETF만 허용하기로 했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주식과 같이 쉽게 사고팔수 있어 환금성도 좋고 보수율이 낮은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 게다가 개별 종목에 비해 위험도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상업용건물 등 실물부동산과 리츠(REITs) 투자도 가능하다. 그러나 대체투자유형 가운데 사모투자펀드(PE), 헤지펀드 등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연기금투자풀에 포함된 기금은 국내의 채권형, 머니마켓펀드(MMF), 주식과 채권이 섞인 혼합형, 주식형에만 투자가 가능했다. 지난해 말 현재 15조원 규모로 운영된 연기금투자풀은 채권형이 전체의 44.6%(8조원)로 가장 많고 주식형은 고작 0.4%(700억원)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국의 주요 기금이나 국민연금은 해외·대체투자 등에 적극 투자하는 반면 국내 중소형 연기금은 그렇지 못했다"면서 "다양한 투자수단을 제공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신상품 투자를 허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현재 정부내 63개 기금 운용규모는 총 524조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자체 운용인력을 갖춰 직접 운용하는 규모가 303조원, 자산운용사 등에 맡기는 외부 위탁은 206조원, 투자풀 위탁이 15조원이다.
올 들어 연기금투자풀은 6월 기준으로 55개 기금이 18조원 가량을 예치하고 있다.
현재 연기금투자풀은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주간운용사를 맡고 있으며 이들 2곳 운용사가 투자풀 자금을 개별운용사에 각각 배분, 실제 운용을 하도록 하고 있다.
투자풀 자금을 받은 개별 운용사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운용을 해야 한다. 지난 한 해 투자수익률은 438조원을 굴린 국민연금이 5.25%, 86조원 규모인 나머지 62개 기금은 평균 2.94%의 수익률을 거뒀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