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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도 폭스바겐 후유증.. 제타·골프, 가격 낮춘 매물 2배 늘었다

매물 클릭 수 23% 줄어 가격 하락 폭 커질수도

중고차 시장도 폭스바겐 후유증.. 제타·골프, 가격 낮춘 매물 2배 늘었다

폭스바겐.아우디그룹의 배기가스 조작사건이 터진 이후 중고차 시장에서 문제가 된 차종의 가격이 빠르게 하락중이다.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온 폭스바겐 제타와 골프 등은 배기가스 조작 사건 발표 이후, 9월 평균치를 두배 넘게 웃도는 가격 하락폭을 보이고 있으며, 중고차 구매 고객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지고 있다.

자동차 오픈마켓 SK엔카닷컴은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된 폭스바겐 매물의 가격 변동과 클릭 지표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기가스 조작사건이 터진 이후 가격 조정 비율 및 횟수가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9월 1일부터 10일, 11일부터 20일까지 각 10일 동안 중고차 판매자가 폭스바겐 매물의 가격을 낮춘 경우는 전체 매물의 각 17%, 18% 정도였다.

그러나 독일 폭스바겐 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불거진 21일부터 30일까지는 35%로 늘어났다. 가격을 낮춘 횟수도 9월 21일 이전에는 일 평균 60~70건이었으나, 21일 이후 140건 내외로 2배 증가했다.

현재 골프 7세대 2.0TDI 모델의 중고차값은 9월21~30일 사이에 1.6% 하락해, 9월 평균 가격하락비율인 1.15%를 웃돌았다. 뉴 제타 2.0 TDI는 3.3% 내려 평균치인 1.85%를 크게 상회했으며, 더 뉴 파사트 2.0 TDI도 같은 기간 2.7% 내려 평균값 0.85%를 넘었다.

SK엔카는 폭스바겐 매물의 판매가 더뎌질 것으로 판단한 딜러들이 서둘러 가격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폭스바겐의 잔존가치가 하락할 것을 우려해 조금이라도 차량을 빨리 판매하기 위해 가격 변동 물량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엔카 관계자는 "전체 시세가 바로 큰 폭으로 하락 하지는 않았지만 평소보다 가격이 조정된 매물이 2배 이상 많아지고 조정 가격 또한 2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는 중고차 시장에 전반적으로 폭스바겐 잔존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퍼져있는 것으로 보이며 추후에는 추가로 가격이 하락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문 고객들의 폭스바겐 차종 중고차에 대한 관심도 줄었다.
지난 8월 21일부터 30일까지 폭스바겐 해당 차종의 매물 클릭 수는 하루 평균 대당 30건이었으나, 9월 21일부터 30일까지는 23건으로 감소해 매물 클릭 수가 약 23.3% 하락한 것.

아우디도 A3의 매물 클릭 수가 같은 기간 하루 평균 대당 37.4건에서 36.2건으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BMW의 매물 클릭 수는 대당 39.8건에서 45.7건으로 증가했다. SK엔카측은 "현재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향후 폭스바겐의 잔존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을 걱정해 매입가를 상당히 낮추거나 매입을 꺼려하는 것으로 안다"며 "폭스바겐을 보유한 차주는 현재 낮아진 매입가로 판매하면 손해를 볼 수 있고, 구매를 계획했던 소비자 역시 향후 시세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니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중고차 시세를 꾸준히 확인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