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인비테이셔널 호스트 박세리가 4일 경기도 여주 솔모로CC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스폰서인 OK저축은행 로고를 상징하는 손 모양을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OK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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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경기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후배들의 경기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가슴 뿌듯하다."
한국여자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의 가슴 절절한 '후배 생각'이다. 4일 경기도 여주 솔모로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인비테이셔널에서 만난 박세리는 "로프 안에서 경쟁할 때와는 달리 로프 밖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대하는 후배들 모습은 또 다르다.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정말 가슴 뿌듯하다"고 말하면서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이 대회는 KLPGA투어 사상 최초로 현역 선수의 이름을 걸고 개최돼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호스트인 박세리는 작년 대회 때는 출전해 후배들, 즉 자신을 롤 모델삼아 골프에 입문하고 정진한 이른바 '세리 키즈'와 경쟁을 펼쳤으나 올해 대회는 안타깝게도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박세리는 "어깨 부상이 심해졌다"며 "그동안 많이 써서 이제 그럴 때도 됐다"고 말하며 웃었다. 연습 그린에서 후배들의 연습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던 박세리는 "저 선수들을 보세요. 정말 잘하지 않아요"라며 "순수 KLPGA투어가 배출한 김세영, 장하나 등 스타급 플레이어들이 해외 무대로 진출했고 올 시즌 상금 순위 1위인 전인지가 일본대회 출전으로 불참했지만 팬들의 관심은 그들이 있을 때나 다름없이 폭발적이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그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은 출중한 선수들이 화수분 처럼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20년전에 내가 저 정도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요즘 후배들은 20년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체력이 좋다. 물론 기량 측면에서도 그 때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후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어 "선수들이 저마다 자기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며 "그런 점들이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 및 골프 팬들에게 즐거움을 줘 현재의 인기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KLPGA투어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이 대회의 출범 배경과 향후 발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세리는 "이 대회는 스폰서인 아프로그룹 최윤회장과 처음 기획 단계에서부터 메이저대회로의 격상을 목표로 삼고 출범했다"며 "앞으로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20, 30년 이상 지속돼 KLPGA투어 역사가 되는 대회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2, 제3의 박세리가 배출되는 스타 배출의 요람, 또 그런 선수들이 참여하는 권위있는 대회로 발전시켜나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박세리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내년까지만 풀타임 선수로 활약할 생각이다. 그 이후에는 후배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메이저대회 등 기회가 주어지는 대회에 출전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저로 인해 골프를 시작한 선수들이 많다. 제가 LPGA투어에 어떤 형태로든 발을 담가야 하는 것은 그런 후배들이 성장하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와 책임감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박세리는 기회가 되면 자신의 이름을 건 상을 제정하는 등 후배들을 위한 일을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은퇴 이후에는 KLPGA투어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위해 일해 보고 싶다"며 "국내 투어서 훌륭한 선수가 많이 배출되어야만 국제 무대서도 한국 골프의 위용을 계속해서 떨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박세리는 그러한 모든 일을 책임감 있게 하나하나 순리대로 해나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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