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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퀀텀닷 TV, 연내 출시 불투명

이미 개발 마치고도 출시 시기 못 정해
최상위 '올레드' 라인과 차별화 전략 놓고 고심

LG 퀀텀닷 TV, 연내 출시 불투명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 부사장이 지난 달 초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 2015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연내 퀀텀닷TV 출시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LG전자가 차세대 프리미엄 TV 제품으로 양산을 추진중인 '퀀텀닷(양자점)TV' 출시 시기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최상위 제품인 '올레드 TV' 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프리미엄 제품의 라인업 확대에 나서기가 여의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현재로서는 당초 목표했던 연내 출시도 불투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퀀텀닷TV를 개발했지만 아직까지 출시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퀀텀닷TV 출시는 확정된 사안이지만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당장 출시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지금 분위기라면 굳이 연내 출시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는 게 내부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앞서, LG전자는 올 1월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자사 퀀텀닷TV를 공개하고 3·4분기안에 출시를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지난 달 초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 2015에서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 부사장은 "퀀텀닷TV는 4·4분기에 출시할 것 같다"며 출시 예상 시기를 다소 늦췄다. 당시 권 부사장은 "(퀀텀닷을) 고객이 비싼 가격에 살 만한 화질을 보여줄지는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더욱이 올레드(OLED)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굳이 퀀텀닷을 프리미엄에 적용해야 할지도 고려 대상"이라고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에 고민이 깊음을 보여줬다.

퀀텀닷은 2~10 나노미터(nm) 크기의 반도체 입자로 OLED처럼 전기적 자극을 가하면 자체 발광하거나 같은 크기의 파장을 가진 빛을 흡수해 재방출하는 소재다. 업계에서는 퀀텀닷의 색재현율을 올레드와 같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올초 퀀텀닷을 적용한 SUHD TV를 출시하면서 수율과 고비용 문제 등이 제기된 올레드 대신 퀀텀닷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LG전자가 퀀텀닷 TV를 쉽사리 내놓지 못하는 배경에는 올레드TV 대중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선점한 시장에 서둘러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복잡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LG전자는 올레드TV 바로 아래의 차상위 프리미엄 제품인 '슈퍼 울트라고화질(UHD) TV'와 퀀텀닷 TV간 카니발라이제이션(동일 회사 제품간 잠식효과) 우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LG전자는 올레드TV를 최상위군으로 밀고, 퀀텀닷과 슈퍼 울트라HD TV를 동급의 차상위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삼는 프리미엄 라인업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LG전자는 초기 퀀텀닷 제품은 구미공장에서 생산해 내수 시장을 우선 공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출시 예정인 퀀텀닷TV는 경쟁사처럼 퀀텀닷 필름을 사용하는 방식인데, 기존 슈퍼 울트라HD TV와 색재현율이 비슷한 수준"이라며 "하지만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내부적으로 기술의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퀀텀닷 출시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