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된 사업재편 지원제도를 벤치마킹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이 한국 주력산업 위기 탈출의 주춧돌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해당 법안이 올해 안에 제정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기중앙회가 공동으로 1999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 사업재편 지원제도를 이용한 기업들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제도 활용이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일본 경제의 역동성 회복에 효과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사업재편지원제도'는 신사업진출·중복사업부문 통합 등을 모색하는 정상기업이 자발적으로 사업재편계획을 수립하고, 정부가 계획의 실현가능성 등을 검토하여 승인기업에 대해 인수합병(M&A)절차 간소화·세제감면·금융·규제 불확실성 해소 등의 혜택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은 90년대 버블경제의 붕괴로 위기에 놓인 기업들의 회생을 지원하기 위해 1999년 산업활력법을 제정했다. 산업활력법은 정부가 기업이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스스로 체질을 개선하고 산업기반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아베 내각은 2014년 산업경쟁력강화법을 제정함으로써 산업활력법의 내용과 대상을 확대하였고 이를 일본재흥전략을 위한 액션플랜으로 채택하였다. 기업들은 1999년부터 현재까지 총 684건의 사업재편(매년 평균 40.2건) 지원제도를 이용하였으며 제도 이용을 통해 기업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일본 사업재편 지원제도를 제정할 당시에도 일부 '대기업 특혜법안'이라는 비판이 있었으나 정부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자 일본의 중소·중견기업들은 대기업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제도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통해 사업재편 승인 기업들의 생산성은 크게 향상됐다.
지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승인기업 488개사 중 성과보고서를 제출한 212개사의 생산성 지표를 분석한 결과, 생산성 향상 지표중 하나인 유형자산회전율이 88.4% 상승했다. 자기자본 이익률과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율 역시 각각 37.0%, 74.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승인 기업의 고용 현황 역시 일본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통해 기업은 신규채용 목표를 수립하여 170개사가 7만71명의 신규 채용을 진행하였으며 기업당 평균 412명의 신규 고용 효과를 가져왔다.
일본 재계는 산활법 제정 등 사업재편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가 반도체, 철강 등 일본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였다고 평가한다.
사업재편 승인의 대표적인 사례로 신일철주금은 스미모토금속과의 합병 이후 세계 6위의 생산량에서 2위로 올라섰으며 제조 및 판매의 효율성 제고를 통해 자기자본이익율 역시 9%포인트 향상시켰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은 향후 자동차, 석유화학 업종 등에서도 사업재편을 통한 대형화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나라 역시 자동차, 석유화학 업종 등에서 자발적 사업재편을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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