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에서는 중고차 매장 업주로,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처음으로 자신의 모습이 바뀐 것을 알게 된 우진으로, ‘오피스’에서는 착실한 회사원이었지만 일가족을 살해하고 사라진 김과장으로, ‘특종’에서는 진실을 파헤치는 경찰 등을 연기하며 올 한 해 다양한 작품들로 관객들을 만났던 배성우가 드디어 주연을 맡아 그동안 쌓아왔던 기량을 뽐냈다.영화 ‘더 폰’(감독 김봉주)은 1년 전 살해당한 아내(엄지원 분)로부터 전화를 받은 동호(손현주 분)가 과거를 되돌려 아내를 구하기 위해 벌이는 단 하루의 사투를 그린 추격 스릴러 영화다. 이 영화에서는 아내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진 후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호의 모습이 그려진다.극중 배성우는 동호의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과거와 현재, 동시에 주인공들을 압박하며 극한 상황 속으로 몰아넣는 힘 있는 캐릭터인 도재현을 연기한다. 현재에서 그는 자신을 찾으러 다니는 동호를 새로운 위험에 빠트리고, 과거에서는 아내의 목숨을 위협하며 다른 시공간에 있는 동호 연수 부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도재현은 도덕성 빼고 완벽한 사람이에요. 머리도 좋고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강하죠. 재미있는 것은 동호와 아내는 범인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인 미래를 알고 있다는 거예요. 그들에게는 시간이라는 무기가 있는데, 범인은 이들보다 더 강하지만 그 무기가 없어요. 이 사실을 처음부터 공개하고 가기 때문에 매력적인 영화가 된 것 같아요.”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액션 신이 많이 차지한다. 특히 생활 액션은 미리 짜여진 합보다 즉석에서 배우들이 맞춰가야 하는 경우가 더 많아 실제 감정이 섞이기도 해 어렵고 위험하기도 한 촬영이다. 더불어 김봉주 감독은 액션 신만 들어가면 눈빛이 달라질 정도로 액션 신에 대한 애정이 컸고, 상대역이었던 손현주는 매 현장에서 배성우의 힘이 강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실제로 제가 힘이 세고 통뼈예요. 액션 신에 합이 어느 정도는 있지만 촬영에 들어가니까 막 싸움이 됐어요. 저도 쫓기는 상황이 되니까 감정도 격해졌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려면 진짜 힘이 들어가기도 해야 하거든요. 진짜 때리는 거면 한 쪽 방향으로 힘을 주기만 하면 되는데, 그러면 상대방이 다치니까 상대방이 받을 충격까지 흡수하며 힘을 줘야 했죠. 앞뒤로 힘을 같이 주니까 힘들었어요.”
배성우는 지금까지 많은 영화를 해왔지만 처음으로 주연 배우를 맡으면서 필모그래피에 정점을 찍었다. 덕분에 많은 시간을 현장에서 보냈으며 하나의 캐릭터를 연구 하기위해 머리 싸매는 시간도 늘었다.“연기할 때는 사실 똑같아요. 분량이 적어도 제가 맡은 장면에서 관객들을 설득을 해야 하는 것은 똑같죠. 접근하는 방법이나 태도는 비슷했는데 대신 작품 전체를 보게 되고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신경 쓰고 고민 하게 됐어요. 연기하는 재미는 더 있었고 책임감이 생기니까 부담도 됐어요.”배성우의 얼굴에는 코믹부터 스릴러까지 극과극의 인물을 연기해도 모두 본인의 것 같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앞서 진행한 f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손현주는 “배성우는 참 좋은 연기자다.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는데, 어떨 때는 사악해 보이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며 극찬한 바 있다. ‘더 폰’의 도재현이 배성우여야 했던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니었을까.“캐스팅 된 이유는 힘이 좋아서가 아닐까요.(웃음) 제작진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제게 신선한 부분이 있고, 웃긴 연기 할 때도 무서운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눈빛도 약 먹은 것 같고,(웃음) 어떤 분도 제가 약간 무서운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대요.”“선과 악, 한 쪽에 특화되어 있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대표 주자가 손현주 선배이시죠. 소시민, 웃긴 역할, 바람피는 역할부터 요즘은 가족을 지키는 역할도 하는데, 그 역할 안에서도 다 성격이 달라요. 진짜 그런 분이 제 칭찬을 해주니까 창피하기도 하고. 닮아가고 싶은 마음도 커요. 선배는 이미 다 이미 해오셨거든요. 현장에서도 되게 편하고 배려도 많이 해주세요. 현장 다 체크하시면서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주시죠.”길거리를 지나다니면 그를 대부분 ‘베테랑’에 나왔던 모습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는 많은 작품 속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년도에는 4편의 영화를 찍었고, 작년에 찍었던 영화들을 포함해 현재 다섯 편의 영화가 개봉됐으며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같은 날 개봉한 ‘특종’에서는 경찰을, ‘더 폰’에서는 살인자를 맡아 전혀 다른 캐릭터를 소화했다.“역할이 헷갈리지는 않아요. ‘특종’을 거의 다 찍고 오버랩으로 ‘더 폰’을 찍었는데, 개봉이 겹쳤어요. 현장에 가면 상황이 만들어져 있어요. 의상도 입고 분장도 하다보면 그 순간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헷갈리는 일은 없죠.”
또한 아직 개봉하지 않았지만 ‘내부자들’,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엽기적인 두 번째 그녀’, ‘사랑하기 때문에’, ‘섬, 사라진 사람들’ 등 개봉 전부터 눈길을 끄는 작품도 많다. ‘섬’은 저예산 영화지만 몬트리올 영화제에 출품되기도 했다.
현재 그는 옴니버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뚱뚱이 캐릭터를 맡아 하나의 에피소드를 그리는 중이다. 다양한 작품을 하는 만큼 수식어도 많은 그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수식어가 많은데 항상 부끄럽고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작품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영화를 찍어보니까 연극과 달리 감독의 예술이더라고요. 촬영, 편집, 연출에 따라 많이 달라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에게 많은 것을 기대는 예술이기도 하죠. 그래서 영화의 질적 향상에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연극도 계속 할거고, 좋은 이야기에 좋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한편 배성우가 출연한 ‘더 폰’과 ‘특종’은 지난 22일 개봉해 극장가에 절찬리 상영 중이다./fnstar@fnnews.com fn스타 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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