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만난 세계 각국 CEO들이 한국에 경외심을 표할 만큼 한국은 대단한 나라입니다. 앞으로 한국에 걸림돌이 될 규제, 사법부의 경직성, 교육 제도 등을 관리하고 IoT 혁신 기술을 정부 차원에서 육성한다면 한국은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
도미닉 바튼 맥킨지앤컴퍼니 회장은 29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조찬 강연에서 한국이 당면한 과제를 진단하고 미래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이렇게 말했다.
바튼 회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후발 주자인 아시아 국가들이 점점 더 많은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며 "앞서 나간 서방 국가에서 생긴 문제 때문에 한국이 불필요한 규제를 사전에 만들어 놓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세계 금융은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와 영국 런던 시장이 잡고 있지만 이젠 아시아가 주도적으로 금융시장을 성장시켜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는 네 가지 흐름으로 신흥시장의 부상, 혁신기술의 발전, 인구 노령화, 세계적인 데이터 통합을 꼽으면서 "이런 엄청난 변화의 물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규제에서 탈피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튼 회장은 "한국 검찰청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전에는 강력한 검찰 권력이 한국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줬지만 지금은 오히려 혁신에 두려움을 주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교육 제도에 대해서 바튼 회장은 "대학에서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이야말로 사회에서 변화에 가장 크게 저항하는 보수적인 조직"이라며 "인구 고령화 시대에서는 '대학 교육의 현대화'를 통한 후속 세대 양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바튼 회장은 향후 한국의 발전 가능성은 정부가 주도로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산업을 육성하는 데 있다고 봤다.
그는 "자동차, 철강, 의료 산업 등 세계를 이미 주도하는 한국 산업과 자산에 IoT 기술을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튼 회장은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 한국 정부가 나서 제조업을 급속도로 성장시킨 것과 같이 이제 한국 정부는 'IoT 파괴 혁신 기술'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4년 간 맥킨지앤컴퍼니 서울사무소 대표를 지낸 바튼 회장은 "나는 한국의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하는 사람"이라며 "한국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가능성과 영향력이 있는 나라라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why@fnnews.com 원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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