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피플·리나소프트 등 사업초기 위기를 기회로
#. 스타트업인 퍼니피플은 지난 2007년 웹디자인 회사로 출발했다. 그후 다양한 정보기술(IT) 사업을 했다. 그러던중 퍼니피플의 윤선희 대표는 IT서비스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발견했다. 뭔가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했다. 결국, 윤 대표는 피봇을 결정했다. 그일환으로 그는 종전 서비스 영역에서 벗어나 '기업형 IT인재중개 서비스'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후 IT인재중개 플랫폼을 만들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퍼니피플이 중견 시스템통합(SI)기업인 ㈜유플러스아이티와 소속 회원사의 개발 인재를 연결하는 사업계약을 성사시킨 것. 퍼니피플은 사업아이템을 변경 후 쏠쏠한 사업실적을 거두고 있다.
스타트업기업들이 '피봇(Pivot)'을 통해 사업초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면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피봇은 창업가들이 초창기에 세웠던 목표를 바꾸어야 할 때, 사업아이템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해외의 경우 페이팔이나 인스타그램은 피봇을 통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페이팔 창업자는 6차례에 걸친 피봇을 통해 현재의 페이팔을 이뤘다. 인스타그램도 페이스북이 인수한 후 피봇을 단행해 성공했다.
■스타트업의 피봇은 성공 방정식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퍼니피플을 비롯해 피봇을 통해 안정적인 기업으로 변신한 성공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실시간 파악하는 애플리케이션(앱) '넌 얼마나쓰니'를 개발한 리나소프트가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앱 개발사에서 데이터 분석회사로 피봇 중이다. '넌 얼마나쓰니'는 스마트폰 사용을 관리해 주는 앱이다. 리나소프트는 '넌 얼마나쓰니'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데이터가 축적되자 데이터 분석회사로 사업을 변경했다.
실제 리나소프트는 최근 사용자 기반의 모바일 앱 사용성 분석 서비스인 '유비하인드 애널리스틱' 서비스를 출시해 데이터 분석회사로의 성공적인 피봇을 알렸다.
조이코퍼레이션도 본래 SNS기반 광고 서비스인 '애드바이미'를 운영하다가 피봇을 단행했다. 오프라인 매장관리 프로그램인 '워크인사이트'를 개발, 사업아이템을 변경한 것.
조이코퍼레이션은 자체 개발한 센서와 방문객들의 휴대폰 무선 신호를 통해 종전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적용되던 고객 분석 서비스를 오프라인 리테일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한국과 일본의 고객사를 중심으로 약 350여개 매장, 1500개 센서를 납품했으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미박스도 마찬가지다. 미미박스는 매달 일정 회비를 내는 이용자들에게 화장품 샘플을 보내주는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다가 e커머스 플랫폼으로 피봇을 했다. 그후 자체 브랜드를 만들면서 오프라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아이템 보다 유연성이 중요"
스타트업들의 피봇에 대해 투자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사업기반이 약한 스타트업에게 있어 과감한 유연한 변신 시도는 바람직하다는 것.
전문 엔젤 투자자인 A씨는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실패 확률이 성공 확률보다 월등히 높다"며 "이런 실패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피봇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들의 초기 사업 아이템의 경우 시장성이나 경쟁력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어, 발빠른 사업아이템이나 비즈니스 모델 전환은 성공확률을 높이는 처방이 될 수 있다는 얘기.
그는 이어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 때 사업 아이템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스타트업의 대표 및 그들의 팀 구성원들"이라면서 "이들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잘 융합되고 사업에 대한 융통성과 개방성을 지니고 있느냐를 본다"고 주장했다.
벤처캐피털(VC) 업계 관계자는 "자기 기술에 대한 확신만으로 변신에 소극적인 스타트업들의 경우 실패할 확률이 오히려 높다"면서 "끊임없는 피봇을 통해 성공하는 사례들이 많은 만큼 유연성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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