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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클럽 라운지] (235)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인수로 '제2 골드만삭스' 꿈꾼다

인수자금 마련 순항.. 유상증자 100% 성공 1조 가까이 실탄 확보 자기자본도 2조4천억
대체투자 발굴 주력.. 해외부동산 활발한 투자 연금자산 수익도 안정적

[포춘클럽 라운지] (235)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인수로 '제2 골드만삭스' 꿈꾼다

미래에셋증권이 KDB 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제2의 골드만삭스'를 꿈꾸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사모펀드(PEF)를 통해 우량 해외기업에 투자해왔고, 오피스 등 부동산 투자와 호텔 인수 등을 꾸준히 진행하며 성공적인 투자모델을 제시해왔다.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로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국내외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초대형 증권사로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와 상품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가하락에도 유상증자 청약 완료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일 유상증자 청약을 완료하면서 대우증권 인수자금을 확보했다. 주가가 계속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서도 유상증자 청약률이 100%를 넘어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최종청약률은 108.91%로, 지난 2011년 이후 증자를 추진한 증권사 중 처음으로 100%를 넘겼다. 그동안 유상증자에 나선 증권사는 대우증권(청약률 97.76%), 삼성증권(96.3%), 우리투자증권(86.9%), 현대증권(31.2%)으로 모두 청약률이 100%에 못미쳤다.

이번 증자로 미래에셋증권이 확보한 자금은 9561억원이다. 신주 발행가격이 2만1750원으로, 1차 발행가액인 2만2850원보다 낮은 가격에 발행됐다. 당초 증자 추진할 때의 산정금액인 약 1조2000억원보다 2500억원이 줄어든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자기자본을 활용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2조4476억원이다. 이 가운데 이익잉여금은 1조3500억원, 현금성 자산은 5000억원 이상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강점이 자기자본투자(PI)인 만큼 대우증권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산유동화나 매각도 염두에 둔 상태다. 다만 회사채 발행은 최대한 제한하기로 했다. 대우증권과 합병할 경우 부채가 늘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대형 투자은행(IB)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그만큼 자기자본을 늘리기 위해서는 대우증권의 인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한국형 IB를 위해서는 적어도 20조원 정도의 자본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 초에도 "3년 내 그룹의 실질적인 자기자본을 1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해외시장 공략은 계속된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외시장의 대체투자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투자처 발굴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미 중국 상하이의 미래에셋타워는 2006년 2600억원을 투자해 평가금액이 1조원을 넘었다. 2011년에 인수한 골프업체인 아쿠쉬네트는 내년 나스닥 상장을 위해 작업 중이다. 최근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도 활발하다. 호주 포시즌호텔, 하와이 페어몬트 오키드 호텔, 페덱스 물류센터에 이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부동산 투자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연금사업 규모도 늘렸다. 정부는 사적연금 활성화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초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을 1조원 달성하기도 했다. 연금자산의 글로벌 분산투자와 주기적인 자산 리밸런싱에 따라 DC형 비원리금 수익률도 증권업계 1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금융시장 전망과 자산배분위의 체계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차별화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것"이라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지위를 확보해 기업 신용공여와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 등 신규 비즈니스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모바일 시대에 고객에게 최적화된 자산관리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모바일 플랫폼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재 모바일 주식거래 시장점유율은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자문업(IFA)이 도입되면 고객에게 최적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내년 미래에셋증권의 순익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치는 각각 2499억원과 7.5%이다. 유안타증권 박진형 연구원은 "내년 순익은 올해보다 4.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정적인 고객자산 증가로 경쟁사들보다 변동성이 낮아 안정적인 이익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