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매수 재개.. 신규발행·유동량 증가
지난해 발행.유통 전반에 걸쳐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회사채 시장이 올 초부터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회사채 투자 심리 악화의 주요 원인이었던 여전채(여신전문금융채권) 불안이 진정되면서 신규 발행 및 유통량이 증가세다.
그러나 단기물, 우량물 위주로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지난해처럼 기업 신용등급 악화가 잇따를 경우 쏠림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전채 스프레드 축소 가속화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여전채 시장에서는 전주보다 6050억원 증가한 9150억이 발행됐다. 롯데카드, 하나카드 등 AA등급에서 43.7% 발행됐고 아이비케피탈 롯데케피탈 등 AA-등급에서 29.5%가 발행됐다.
한국자산평가 관계자는 "전주 여전채 유통시장은 주 내내 강세를 보였다"면서 "지난해 말 BNK캐피탈, 폭스바겐파이낸셜 등 여러 악재로 약화된 투자심리 회복과 연초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초 이후 우량물 위주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크레딧물 강세는 지난주에도 지속된 가운데 보수적인 스탠스는 유지되면서 카드채의 스프레드 축소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당분간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관들이 수익률 확보를 위해 단기 구간을 선호하면서 1년만기 여전채 스프레드는 지난 한주 사이에만 7bp(1bp=0.01%포인트) 축소됐다.
해당 채권과 국고채간 금리를 뜻하는 스프레드가 축소됐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완화됐다는 의미다.
김선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과 신용등급 조정의 큰 그림이 일단락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재개되고 있는 등 연초 이후 크레딧 시장의 분위기는 반전되는 모습"이라면서 "지난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던 조선업종과 일부 캐피탈사들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카드채와 우량기업에 대한 높은 수요가 크레딧물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수요예측 기지개
여전채발 스프레드 축소는 회사채 시장 전반의 투자 위축 완화로 이어지고 있다.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 중심으로 축소세로 전환되면서 회사채 발행이 재개되는 모습이다.
다만 신용등급 변동성 확대로 크레딧 투자에 대한 기관들의 경계감이 높아져 우량 크레딧 채권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려는 기조가 강화되면서 실적이 저조한 일부 A급 기업은 차환발행 대신 현금으로 상환하는 분위기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지난주부터 최우선호가와 수량만 공개되는 블라인드 시스템으로 변경된 후 첫 수요예측이었던 세아창원특수강은 500억원 모집에 총 900억원 수요가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주부터는 AA등급의 발행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기업별로는 KT, 현대제철, LG유플러스, 한온시스템, 엔씨소프트, 롯데하이마트, 한국투자캐피탈의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다.
김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이 이어지고 있는 기업들이 수요 예측에 나서고 있어 시장 수급과 금리흐름을 감안했을 때 무리없이 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AA등급 수요 예측이 집중되는 가운데 우량물 중심의 발행시장 재개와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크레딧물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다만 여전히 장기투자 기관들 보다는 벤치마크 대비 비중을 확대하는 기관들 수요가 커지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크레딧물 중심으로 강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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