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모태펀드 운용 주체를 놓고 관련 업계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4일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벤처조합을 설립할 때 정부재정이 투입된 모태펀드의 출자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이를 민간화하기 위해 민간 모태펀드 도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 모태펀드 운용 주체가 증권사 등 순수 민간 자금이 될지 기존의 모태펀드 운용 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될지를 놓고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모태펀드는 정부 자금을 받아 정책적 목적을 갖는 펀드에 출자하는 펀드다. 정부가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개별펀드에 출자해 직접 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이면서 수익을 내겠다는 것. 벤처캐피털이 민간투자자(LP)를 모집할 때 모태펀드 출자가 없으면 조합을 결성할 수 없다.
이처럼 정책자금 주도로 성장하고 있는 벤처투자 시장을 민간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민간 모태펀드 설립 추진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최근 나왔다. 올해 정부의 신규 예산이 대폭 줄어들어 전체 벤처펀드 조성과 신규 투자 규모도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더욱 민간 모태펀드의 도입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민간 모태펀드가 출범하면 그동안 앵커 LP역할을 하던 한국벤처투자, 연기금, 성장사다리펀드 등이 민간 모태펀드로 대체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재 대부분 정책적인 측면으로 공공부문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벤처펀드가 순수한 민간자금으로만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밴처캐피털 업계에서는 민간 모태펀드 운용사로 증권사, 보험사 등 완전한 민간 기관이 운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모태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한국벤처투자 측에서는 민간 모태펀드 출범 자체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지난 2005년 결성된 이후 12년째 모태펀드를 운용하면서 쌓인 데이터베이스와 노하우를 토대로 운용해야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벤처투자 업계에서도 안정성과 신뢰성 때문에 모태펀드의 출자가 있어야 펀딩에 참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민간 모태펀드 운용 주체를 운운하기에는 아직까지 시기상조"라면서 "민간 모태펀드 도입은 벤처투자 민간화를 위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로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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