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가 오는 5일 사상 최초로 6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나라빚'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게 전반적인 지적이지만 유독 정부만 "(다른 나라에 비해)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입장이다.
1월31일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의 국가채무시계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오는 5일 오후 9시56분께 600조원을 처음 넘어설 전망이다.
국가채무시계는 예정처가 나라빚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2013년 9월부터 자체 홈페이지(www.nabo.go.kr)에 처음 게시했다. 2014년 7월17일 당시에는 국가채무시계가 500조원을 첫 돌파했다. 약 1년 7개월 만에 100조원의 국가채무가 늘어나며 600조원대로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예산을 짜면서 올해 연말 기준으로 국가채무가 644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40.1%로 사상 첫 '40%대 돌파'도 올해 이뤄진다.
올해 연말 기준 국가채무 전망치(644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추정치(595조1000억원)를 빼면 49조8000억원이 1년새 늘어나는 나라빚이다. 이를 초당 계산(49조8000억원/365일×24시간×60분×60초)하면 1초에 약 158만원씩의 국가채무가 증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의 '2015~2019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국가채무는 2017년 692조9000억원, 2019년 761조원 등으로 크게 늘어난다.
문제는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정처 이강구 경제분석관은 "현재 GDP 대비 국가채무는 다른 나라보다 높지 않지만 인구 고령화가 심화돼 앞으로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현 수준의 정부 지출만 유지해도 국가채무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채무증가 속도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2060년 장기재정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재량지출이 경상성장률만큼 증가할 경우 2060년께는 GDP 국가채무 비율이 62.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등이 예상보다 낮을 경우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국가채무 증가세는 세출구조조정 등을 통해 GDP 대비 40%대 수준으로 꾸준히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려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2060년 국가채무비율 62.4%(시나리오 1 적용)는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15.4%의 절반도 안돼 안심 단계라는 판단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국가채무 문제가 심각하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국가채무 증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수행한 결과"라며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적극적 재정 운용은 불가피하게 관리재정수지 적자와 국가채무 증가를 수반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