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에 있는 A정육점은 평상시엔 진열대에 국내산 쇠고기와 돼지고기만 진열해 놓고 판매했다. 하지만 고객이 주문하면 수입산이 쌓여 있는 비밀창고에서 꺼내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무려 28t, 금액으로는 6억6000만원 상당의 수입산 고기를 팔아 폭리를 취했다. A정육점 주인은 검찰청에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다.
원산지를 속여 팔다 적발된 건수가 평소보다 5배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단속망을 강화한 것도 이유지만 그만큼 원산지 위반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 1월8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 1만2803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 제수용품·선물용 농식품의 원산지를 일제 점검한 결과 927개 업체를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가운데는 원산지 거짓표시가 621곳으로 가장 많았고, 표시를 하지 않은 곳도 306곳에 달했다. 1년전 설에는 893곳이 단속에 걸린 바 있다.
이번 일제 단속에는 특별사법경찰 1100명 등 총 4100명 가량이 투입됐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가 27.6%로 가장 많았고 배추김치(20.1%), 쇠고기(14.6%), 떡류(3.3%)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일반음식점이 436곳(47.0%)으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웠다. 식육판매업 143곳(15.4%), 가공업체 98곳(10.6%), 슈퍼 56곳(6.0%), 노점상 33곳(3.6%)도 적발됐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이 171곳(18.4%)으로 가장 많이 차지했고, 광주·전남 144곳(15.5%), 부산·경남 128곳(13.8%), 대구·경북 121곳(13.1%) 순으로 집계됐다.
농관원 관계자는 "거짓표시한 621개 업체에 대해서는 616곳을 형사입건했고, 5곳은 고발 조치했다. 미표시 306개소는 5만원에서 220만원까지 과태료 처분을 했다"면서 "정부는 농식품 부정유통방지 대책으로 원산지표시 중점관리 대상품목을 지정해 연중 상시단속 실시하고 부정유통 우려가 높은 업체 및 시기에 기획단속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추김치, 돼지고기, 쇠고기, 쌀, 닭고기가 중점관리대상 품목이다.
한편 소비자들은 농식품을 구입할 때 반드시 원산지를 확인해야 한다. 또 원산지가 표시되지 않았거나 표시된 원산지가 의심되면 전화(1588-8112) 또는 인터넷누리집(www.naqs.go.kr)으로 신고하면 된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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