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3년7개월간 조사 9개 은행 제재절차 착수, 과징금 수천억 부과 전망
그간 시중은행들의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담합 의혹을 조사해온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인정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9개 시중은행에 대해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담합으로 최종 판정되면 수천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6개 은행에 CD금리를 담합한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보냈다. 지난 2012년 7월 공정위가 조사를 개시한 이래 3년7개월 만의 결론이다.
9개 시중은행은 지난 2012년 상반기 통화안정증권 등 국공채 주요 금리 하락에도 CD금리만 일정 기간 내리지 않았다. 그러자 대출이자를 더 받기 위한 담합 꼼수라는 의혹이 빗발쳤다. CD금리는 일종의 기초금리다. 은행들은 여기에 가산금리를 얹어 주택담보대출 등의 대출금리를 산출했다. CD금리가 높게 유지될수록 은행들의 이자수익이 커지는 구조다.
이에 공정위는 2012년 7월부터 9개 은행, 10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직권 조사에 들어갔다. 2013년 9월과 12월 금융투자협회를 대상으로 2차례 현장조사를 했으며, 2014∼2015년에도 추가조사를 벌였다. 이번 결정까지 3년7개월이 소요된 건 섣부른 담합판정으로 자칫 국내 은행들의 대외신인도 하락, 은행 대출자들의 줄소송 등 후폭풍을 감안했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공정위는 다음 달 초까지 은행들로부터 의견서를 받은 이후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와 과징금 규모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공정위는 은행들이 CD금리 담합으로 얻은 부당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은행들의 법 위반 여부와 과징금, 심의 일정은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CD금리를 담합한 것이 아니라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라 금리 수준을 결정했다고 항변하고 있으나 공정위는 행정지도를 벗어난 수준의 담합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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