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부터 퀀텀닷까지.. TV디스플레이의 눈부신 진화
머리카락 수백분의 1, 나노 사이즈 반도체가 가장 넓고 정확한 色 구현시간 지나도 변하지 않고
강한 내구성까지 갖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평가
전세계 TV 산업이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성장 정체에 빠졌지만 국경을 초월한 제조사간 '화질' 경쟁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특히, 지난 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6은 TV 업계의 경쟁 요인이 해상도를 넘어 화질로 이동한 최근의 기술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준 압축판이었다.
■ 해상도 경쟁서 '화질'로 이동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TV 제조사들은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8K 등의 최신 화질 경쟁이 뜨겁다. 그러나 어려운 기술 용어들이 난무하면서 정작 소비자들은 최신 영상 기술이나 TV 용어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TV 디스플레이 방식은 1897년 '음극선관(CRT)'에서 시작됐다. 흔히 '브라운관'으로 불리며 100년 이상 인기를 받던 CRT 디스플레이 표시 방식의 핵심은 전자총에 있다. 빛의 삼원색인 '레드(R).그린(G).블루(B)' 세 가지 색깔의 형광체를 바른 유리판을 전자총으로 자극해 형광체가 빛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유리 브라운관이 상당히 무겁고 TV 화면과 전자총 간의 일정 거리가 필요해 얇게 만들기 힘든 한계가 있었다.
2000년대 들어 평면 TV 시대가 활짝 열렸다.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의 등장으로 얇은 두께와 뛰어난 화질을 지닌 TV들이 등장했다. PDP를 구성하는 두 장의 유리 사이엔 RGB 형광체가 발린 셀이 있어 전기 자극을 주면 가스가 방전되면서 빛이 나는 원리다. 샐 자체가 빛을 낸다는 점에서 오늘날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많이 사용되는 OLED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대형 평판 TV 시장을 주도했던 PDP 방식은 가스를 방전시키는 데 필요한 전압이 높아 전력 소모가 크고 발열이 심해 최근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PDP를 대신해 TV 시장을 장악한 건 액정표시장치(LCD) TV다. LCD TV는 전 세계 시장의 99%를 차지할 만큼 TV 산업을 좌우하고 있다. 초기엔 빛을 내는 백라이트를 형광등으로 만들었지만 현재는 대부분 더 밝고 전력 소모가 적은 발광다이오드(LED)를 백라이트로 활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백라이트에서 나온 빛이 컬러필터를 통과하면서 색상을 표현한다. LED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화면이 밝다는 것이다. 백라이트에서 지속적으로 빛을 내보내면서 원하지 않는 색을 내는 부분은 액정이 막아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 LED TV의 무한진화…권텀닷 구현
LCD TV 시장도 패널 가격 하락과 중국산 공급과잉 등으로 최근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패널업계는 새로운 TV용 디스플레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인 게 OLED다. OLED는 색 재현이 비교적 정확하고, 얇은 두께의 제품 제작이 가능하며, 플렉시블(휜) 형태를 구현하기 수월한 강점을 지녔다. 최신 OLED TV는 '화이트 OLED(WOLED)'라 불리는 변형 방식이 적용됐다. WOLED는 RGB 소재가 각각 빛을 내어 색을 표현하는 RGB OLED 방식과 달리 RGB 소자를 동시에 사용해 흰색을 내는 백라이트 용도로 사용한다. LCD TV와 비슷한 방식인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OLED TV가 LCD TV에 비해 30% 이상 비싼 가격에 아직까지 0.2% 수준의 불과한 시장 점유율, 유기물 소재인 OLED가 시간이 지날수록 수명이 짧아져 수명이나 내구성에 대한 검증 등 시장 확대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CD 기반의 LED TV도 진화를 거듭하면서 최상의 화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 LED 방식은 액정때문에 구부릴 수 없고 더 얇게 만들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커브드(곡면) TV, 5㎜ 이하 두께의 초슬림 TV 등 LED의 한계를 돌파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현재 LED는 고색재현율(WCG) 기술을 적용해 현존하는 디스플레이 소재 중 가장 넓고 정확한 색 영역을 구현하는 '퀀텀닷(양자점) TV'까지 발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퀀텀닷은 머리카락 수백분의 1 크기의 나노 사이즈 반도체가 빛을 내는 원리를 사용하고 디스플레이 소재가 무기물인 만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내구성이 강하다"며 "사실 그대로의 색을 표현하는 강점을 지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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