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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공작기계 매각 성사' 최고 수혜주는 두산중공업

안정적인 수주실적에 자회사 리스크 진정
"두산重, 반등폭 클 것"

'두산공작기계 매각 성사' 최고 수혜주는 두산중공업

'두산그룹주 반등모멘텀 찾았다.'

두산공작기계 매각이 성사되면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 등 두산그룹주들이 동반 상승했다.

1조원 가량의 자금 유입으로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막을 수 있어 자금난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급한 불이 꺼진 만큼 투자자들의 시선은 실적에 쏠리고 있다.

'두산공작기계 매각 성사' 최고 수혜주는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두산공작기계 매각 성사' 최고 수혜주는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034020)


■'승자의 저주' 한숨 돌렸다

3일 코스피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98%(140원) 상승한 4845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회사인 두산중공업과 지주사 두산의 주가도 각각 8.55%, 3.08% 상승했다.

전날 두산인프라코어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매각하기로 발표하면서 메수세가 몰렸다. 매각 금액은 1조1300억원으로 공작기계부문의 부채를 감안하면 약 1조원 가량의 자금이 두산인프라코어에 유입될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8년 밥캣 인수에 따른 부담을 채권 발행으로 막아왔다.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이에 따른 부담을 뒤로 미루기 위한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 차원에서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대량 발행한 채권들이 올해와 내년 잇따라 만기를 맞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가 내년 말까지 갚아야 하는 총 9300억원, 여기다 지난 2011년 발행한 글로벌 본드 3억5000만달러(약 4260억원)도 올해 만기를 맞는다. 지난 2012년 발행한 5억달러(약 6089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도 내년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매각으로 1조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 만큼 두산밥캣 상장만 성공한다면 한 숨 돌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난해 8월 두산밥캣이 프리-IPO를 거치면서 보유지분 가치를 2조9000억원 수준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대 1조원 수준의 자본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은 "두산밥캣 상장 시 프리-IPO 수준의 시장가치를 인정받고 35% 지분을 구주매출 하면 두산인프라코어에 1조원의 현금 유입이 기대된다"면서 "이제는 지난해 진행한 구조조정과 생산시설 감축의 효과가 얼마나 나타났는지 지켜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수혜는 인프라보다 중공업

시장 전문가들은 재무구조 개선에 나온 두산인프라코어보다도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에 더 주목하고 있다. 실적 문제는 없지만 종속회사가 흔들리면서 주가가 급락했던만큼 악재가 어느정도 해소된 뒤에는 그 반등폭도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두산밥캣의 프리-IPO 성사 이후 한달간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1만7650원에서 2만2800원까지 29.2% 상승했다. 같은기간 두산인프라코어의 상승폭이 15.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운 반등이었다.

기대되는 점은 수주다. 회사측은 올해 수주목표 11조4000억원, 이 중 '수주 확실시' 된 물량으로 10조6000억원을 제시했다. 목표를 달성한다면 지난 2013년 이후 4년째 수주가 증가하는 셈이다. 지난 2014년 7조8000억원, 지난해 8조5000억원을 달성한 수주 물량은 올해와 내년 실적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동성 확보는 자회사 지원 가능성을 낮춰준다는 의미에서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에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양호한 실적에 자회사 리스크까지 진정되면서 최고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에는 물음표가 달린다. 매각하는 공작기계 부문의 이익 비중이 컸던만큼 이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다. 삼성증권 한영수 연구원은 "공작기계 매각대금 유입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 효과가 해당 사업부문이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이익에 못미칠 것"이라며 "최소한 1.4분기 실적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