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 일산 가좌1로 43, 가좌고등학교 2학년 1반 교실. 앞문을 열고 들어가면 안쪽 앞줄에 앉은 한 학생이 눈에 확 띈다.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온 엘리나 푸트다.
푸트는 이 학교에서 유일한 외국인이다.
푸트는 가좌고교에 교환학생으로 왔다. 지난달 24일 입국해 일산에 있는 황선한·이성원씨 가정에서 홈스테이하고 있다. 1남1녀를 둔 황씨는 월드 헤리티지재단의 교환학생 문화 교류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해 푸트에게 오는 12월까지 무료 숙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푸트는 왜 한국에 왔을까?
그는 에드먼턴에 있는 해리에인레이고등학교 재학생. 9∼11학년 평균 학점 4점 만점에 3.33을 유지한 재원이다.
한국계 캐나디언 친구를 많이 둔 그는 유난히 한국에 관심이 많았다. 케이윌, 소녀시대가 부른 K-팝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또 현빈·하지원 주연의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보고 반해 한류 드라마를 섭렵했다. K-팝과 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향한 호기심으로 이어졌고, 스스로 한국행을 결심했다.
"인터넷을 검색했어요. 그러다 미국 국무부 산하의 교육.문화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접했죠. 바로 월드헤리티지재단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입니다. 다행히 심사를 통과해 2016년 한 해를 한국에서 지내게 됐습니다."
1980년 설립된 월드헤리티지재단은 국무부 산하 공립고등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 감독기관(CSIET)으로부터 최고 등급(Full-Listing)을 받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다. 전 세계 청소년을 대상으로 미국의 문화와 언어 체험을 위한 교육 문화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공립학교 이외에도 사립학교 교환학생과 대학 장학금 진학 프로그램(GO CAMPUS) 등을 운영하고 있다.
푸트는 이 재단이 요구하는 지난 2년간의 학교 성적을 포함해 인성, 교외활동, 건강 상태, 담당 교사의 추천서 등을 제출했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이번에 한국에 왔다. 모국어인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한국에 오려고 7개월간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했다.
간호사인 어머니는 어린 나이에 혼자 낯선 나라로 가겠다는 딸을 처음에는 말렸지만, 여름방학 내내 서머클래스를 수강하며 12학년 과정까지 선행으로 마치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딸의 열성에 결국 마음을 바꿨다.
푸트는 "친구들도 잘해주고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생활이 재미있다"며 "아직 초보 단계인 한국어 실력으로 2학년 과정의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할까봐 걱정되긴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대학에 입학해 작곡과 보컬을 전공할 생각입니다. 한국에 다시 와 영어를 가르치는 일도 계획하고 있어 부전공으로는 영어영문학을 선택할 것이고요. 암튼 한국은 제게 앞으로 '특별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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