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가운데 '지금이 해외자원 투자 확대의 적기'라는 역발상 투자전략이 제기됐다. 향후 원자재 가격 상승기를 대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 저가매수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해외자원개발 투자 확대의 적기' 보고서를 통해 세계 원자재 가격 사이클이 2016년 이후 침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현재 원자재 가격이 후퇴기에 있지만 향후 상승기를 탈 것을 대비해 원자재 투자를 권고했다.
보고서는 또 원자재 가격 하락은 원자재 기업의 재무상태 악화로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원자재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00~2010년 초반까지 약 10%대를 유지하다 2015년 하반기 이후 적자로 전환했다.
또 2000~2010년 초반까지 감소 추세를 보였던 부채비율은 2014년 이후 급등했다.
원자재 기업의 주가도 크게 내려 주당 기업가치 역시 2000년 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 원자재 기업의 주가는 2000년 상반기를 100으로 했을 때 2008년 상반기 260, 2014년 상반기 248.5로 고점을 지나서 2016년 현재 133.4 수준까지 폭락했다.
원자재 중 석유.가스 가격이 특히 급락함에 따라 투자 지출과 시추광구 수가 감소하고 있다. 2014년 원자재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원유 개발에 대한 투자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2013년 3570개에 달했던 세계 석유.가스 시추광구 수는 2015년 1969개로 2000년 수준으로 급감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석유.가스 탐색.개발에 대한 투자 감소와 시추광구 급감은 투자가 중지되거나 폐쇄된 광구에 대한 저가 매수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원자재 수입의존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자원개발률도 주요 자원수입국에 비해 저조한 실정이다.
국내 원유 및 가스의 해외의존도는 2000년 97.2%에서 2015년 95.7%로 다소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석유.가스 자원개발률(우리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개발·생산해 확보한 물량이 전체 수입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4%로 주요 자원수입국인 일본(24.7%), 프랑스(105%) 등에 비해 매우 저조하다.
자원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원자재시장 침체를 기회로 해외자원 확보 및 에너지산업 경쟁력 강화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오준범 현대경제원 연구원은 "세계 원자재시장 변화에 대해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원자재 기업의 가치 하락에 따른 적극적인 인수합병(M&A), 해외자원개발 투자, 대형기업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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