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환 서울대야구부 감독 /사진=서동일 기자
【 부산=권병석 기자】"승패를 떠나서 오늘 경기는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제3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 결승전에 앞서 13일 오전 11시 부산 구덕야구장에서 열린 국가대표여자야구팀과 서울대 야구부의 이벤트 경기가 끝나자 이광환 서울대 야구부 감독(사진)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흘렀다.
1시간30분이라는 시간 제한으로 인해 4회말까지 진행된 경기는 13대 3, 서울대 야구부의 승리로 끝났다.
현재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9월 3일 부산시 기장군에서 개막되는 월드컵 여자야구 대회를 앞두고 상비군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경기에 앞서 서울대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이 감독은 "야구는 꾸준하고 성실한 반복 훈련을 통해 성과를 거두는 스포츠이며 동시에 팀이 하나가 돼야 승리할 수 있다"며 "아무래도 일주일에 3~4번 꾸준히 연습하는 서울대와 달리 주말에만 1~2번 훈련하는 여자 대표팀은 훈련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횟수로는 7년째, 만 6년간 무보수로 서울대 야구부 감독을 맡고 있다. 과거 LG, 한화 등 프로야구 감독을 역임한 그에게 서울대 야구부 감독은 일종의 재능기부다.
그는 "공부가 우선, 두번째는 아르바이트, 세번째가 야구"라며 "프로선수가 될 학생들이 아니기 때문에 야구철학을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데 중점을 두고 즐기면서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서울대 야구부 외에도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이자 유소년스포츠, 여자야구, 티볼(투수없이 하는 간이 야구) 등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한 활동에 적극적이다.
그는 "우리나라와 같이 아마 야구의 저변이 빈약한 곳에서 '고교야구 부활'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이나 오늘 같은 이벤트 매치는 야구인들에는 큰 의미를 지닌다"면서 "신념과 열정이 없다면 이 모든 일을 꾸준히 수행해 나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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