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미국發 훈풍에 장중 2000선 터치
1분기 실적이 최대변수
'유동성장세 기대된다.'
유럽의 양적완화에 미국이 화답하면서 시장도 웃었다. 지난해 상반기 코스피 2100을 웃돌게 한 원동력이었던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변수로 남은 것은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과 미국의 다음 금리인상 시기다. 지난해 초 "연내 금리인상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한 재닛 옐런 의장의 '약속의 덫'에 걸렸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는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작년 유동성장세 재현되나
17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유럽의 추가 양적완화에 이은 미국의 금리 동결 결정으로 인해 국내시장에도 '유동성 효과'가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 양적완화에 외국인 자금이 시장에 들어오면서 코스피가 2100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던 지난해 상반기 시장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당시 외국인들은 증권사,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물량을 빨아들이면서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5227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고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2만2계약(2조5622억원)을 순매수했다. 올해는 외국인이 돌아오기 시작한 지난 1월 21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2조3558억원, 선물 6만237계약(7조887억원)을 사들였다. 3월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서 2조5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외국인들의 매수 여력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전망은 장밋빛이다. 실제 자금 유출입을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매매를 통한 외국인의 움직임도 긍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 최동환 연구원은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외국인의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는 8조7000억원이었는데 올해 외국인이 돌아온 이후 누적 순매수 규모는 5조7000억원"이라며 "지난해 상반기 수준으로 자금이 유입된다고 가정할 경우 3조원가량의 순매수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변수는 실적이다. 지난 1~2월 수출 급감에 따라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는 낮아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최근 이어진 원화 약세로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BNK투자증권 김경욱 연구원은 "결국 경기나 기업의 실적개선 가능성이 확보돼야 증시도 추가 상승할 수 있는 것"이라며 "다음주부터 발표될 주요 국가의 제조업, 수출입지표와 4월 초부터 시작될 1.4분기 기업실적 발표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美 금리인상, 이르면 6월
올해도 지난해처럼 외국인들의 움직임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 달려 있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자금 회수를 시작한다면 달러 강세와 원자재 가격 약세에 따른 경기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임박할 때마다 시장이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연내 금리인상을 하겠다는 연준의 약속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인상이 단행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던 것.
다만 연준은 당초 연내 네 차례로 예상되던 금리인상 횟수를 두 차례로 줄였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다음 기자회견이 열리는 6월에 첫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으면 그 시기가 미뤄지거나 횟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투자전략팀장은 "3월 FOMC에서 대외 리스크 요인을 강조하면서 추가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면서 "현재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6월이나 7월, 9월 중 한 차례 추가 금리인상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변수인 미국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6월까지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연준이 연 2회 금리인상을 예고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첫번째 금리인상 시기는 이르면 6월"이라며 "그때까지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의 매수세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이태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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