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기업이 3D(3차원) 낸드플래시 공장을 착공키로 하면서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3D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거대 자본을 앞세운 중국 기업의 추격이 수년 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반도체 업계와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중국 메모리 제조업체 XMC는 이달 말 미국의 IC(집적회로) 설계업체 스팬션(Spansion)과 합작해 3D 낸드플래시 팹(fab·공장)을 착공한다.
D램익스체인지는 "현재 월 2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XMC는 생산량을 10배 늘려 월 20만장을 제조할 계획"이라며 "2018년부터 전략제품으로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웨이퍼(wafer)란 반도체 집적회로를 만드는 실리콘 기판이다. 웨이퍼 생산량은 반도체 생산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쓰인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XMC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아 독자기술 개발에 나설 경우 다른 선진 낸드플래시 업체들을 빠르게 따라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로 D램 수요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낸드플래시가 응용되는 대표적인 제품인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는 노트북 컴퓨터에 탑재되는 비중이 30%를 넘어서 이미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았다.
3D 낸드플래시 시장은 현재 삼성전자가 40% 이상을 점유해 시장을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48단 적층(layer) MLC·TLC로 대표되는 삼성전자의 3D 낸드플래시가 올해 4·4분기에 40.8%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어 미국의 마이크론·인텔이 17.6%, 일본의 도시바와 샌디스크 합작 물량이 5.4%, SK하이닉스가 3.3%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업체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내년 하반기께는 전체 물량의 약 10% 가량을 점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상당한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중국의 대규모 투자로 인한 본격적인 추격이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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