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회장 취임으로 두산그룹의 4세 경영이 본격화됨에 따라 두산계열사에 포진한 두산 4세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가 4세들은 그룹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두산그룹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박정원 회장의 동생 박지원 부회장은 대표이사로서 두산중공업을 이끌고 있다. ㈜두산 부회장과 두산엔진 부회장도 겸직하고 있는 박 부회장은 1988년 동양맥주(옛 OB맥주)에 입사해 28년 동안 두산 계열사를 두루 거쳤으며 2001년 두산중공업 기획조정실장을 맡은 이후 줄곧 두산중공업에 적을 두고 있다.
두산 3세 중 4남인 박용현 연강재단 이사장의 세 아들도 모두 두산 계열사에 몸담고 있다. 두산건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장남 박태원 두산건설 사장은 1999년 두산 테크팩BG 기획팀을 시작으로 두산에 합류했다. 그 뒤 계열사 네오플럭스캐피탈에서 투자업무를 담당하다 2006년 두산산업개발 상무로 자리를 옮긴 뒤 10년 넘게 두산건설에서 근무 중이다. 박 이사장의 2남은 박형원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이며, 3남 박인원 전무는 두산중공업에서 EPC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박용만 회장의 맏아들 박서원 두산 전무는 최근 두산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면세점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박 전무는 오너가 경영수업을 거치지 않고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로 유학을 떠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후 한국인 최초로 세계 5대 광고제를 석권했다. 그는 '바른생각'이라는 이름의 콘돔을 내놓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박 전무는 2014년 두산계열 광고회사 오리콤의 크리에이티브총괄(CCO) 부사장으로 영입되면서 두산그룹에 합류했다. 박 전무는 작년 두산 유통사업부문 면세점 전략담당 전무로 선임돼 5월 예정된 면세점 개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이 이번 면세점 사업을 획득하는 과정에서도 이들 4세들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등은 두산의 면세점 사업 출정식이나 다름없는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 참석해 사업 유치에 힘을 보탰다.
한편 두산 3세 중 3남인 박용성 전 중앙대학교 이사장의 둘째 아들인 박석원 두산엔진 부사장은 두산엔진에서 미래성장부문장을 맡아 신산업을 발굴하고 있다. 또한 박정원 회장의 여동생인 박혜원 부사장은 그룹 경영과 거리를 두고 보그, 지큐(GQ) 등 유명 패션잡지를 발행하는 두산매거진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안태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