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업이 후발사 이끄는 M&A 사례 많아져야"
"유사기업 인수한 바이두.. 건강한 회수시장 모델
"매수기업군 육성이 중요"
"현재 벤처업계는 거대한 풍랑 속과 같은 상황이다. 수많은 배들이 파도를 헤쳐나가고 있고 그 선봉에 벤처캐피털(VC) 업계가 있다. 좌초되거나 살아남거나 둘 중 하나다."
4일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VC부문 대표(사진)는 현재 벤처기업 업계를 '격변기'로 정의했다. 지난 2000년대 벤처붐 때를 연상시킨다고도 했다. 산업이 빠르게 변하면서 미래 산업분야로 이동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관련분야에 투자도 빠르게 전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투자실적으로도 VC상위 10개사에 이름을 올렸고 창업 초기기업 투자 분야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박 대표는 그 비결에 대해 새로운 분야를 선제적으로 개척, 투자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3~4년전부터 바이오, 헬스케어, 모바일 콘텐츠 등 성장 섹터에 투자했다. 이 분야로 투자가 현재 몰리고 있는데 이보다 한 발 빨리 규모있게 움직인 것. 또 중국에 상해 법인을 설립, 중국시장으로 전체의 4분의 1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이렇게 재빨리 움직이면서 초기 기업을 찾아서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보통 초기기업 투자는 규모가 작기 마련이지만 LB인베스트먼트는 초기기업에도 과감하게 투자했다.
박 대표는 "일반적으로 초기기업으로는 5억원~10억원 수준의 투자가 이뤄지는 데 우리는 초기기업에도 20억원 이상씩 투자했다"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업군에 충분히 성장할수 있을 정도의 재원을 투입했고 성과를 봤다"고 말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콘텐츠 기업 덱스터에 초기임에도 30억원의 투자를 단행, 이후 상장이 이뤄지고 중국의 완다그룹의 투자를 받는 등 10배 가량의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 지난해 9개 기업에 투자를 해서 이 중 7군데를 상장시키는 등 회수시장에서도 재미를 봤다.
박 대표는 "중국의 인수합병(M&A)시장은 100조원 가량"이라면서 "김기사같은 인수합병(M&A)가 2000건이 벌어지는 나라"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기업공개(IPO)시장은 갖췄지만 아직 M&A시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LB인베스트먼트의 중국투자 중 성공적인 회수사례로는 M&A가 더 많다. M&A 활성화를 위해 박 대표는 "건강한 매수 세력들이 새기업을 살수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면서 "대기업 보다는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이 연합이 돼서 성장할수 있는 매수기업군을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은 DNA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형질의 성장 섹터들이 힘을 모아서 후발사들을 끌어줘야 한다"면서 "바이두가 유사 인터넷 기업들을 인수한 사례가 건강한 회수시장의 형성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중국의 2000개의 VC중 25위권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그만큼 중국과 한국을 같은시각으로 보고 시장을 같이 공유하고 크로스보드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
실제 중국 메이저 VC에 한국 기업을 소개하고 자본을 연결하는 등 기업을 도와주려고 애를 많이 썼다.
박 대표는 향후 미래 먹거리로는 전기차, 풍력, 태양광 등 환경과 관련된 분야를 꼽았다. 그는 "환경문제가 워낙 피부에 와닿는 이슈다 보니 관심이 있고 이와 관련해 좋은 기업을 찾아서 투자해야 겠다는 생각이 있다"면서 "최근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후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인공지능 등도 앞서갈 수있는 새로운 분야로 관심있게 봐야한다"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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