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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주택대출 완화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오나

부실대출 비율 8%로 추정돼.. 中, 3년내 1조위안 출자전환
은행 부실채권 해결 움직임

【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중국의 부동산 주택대출 완화 정책으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중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부실대출 해소를 위해 3년 내에 1조위안(약 178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컨설팅회사 잉캔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1월 중국의 온라인 개인간(P2P) 대출 업체들의 계약금 대출 규모가 9억2400만위안(약 1조637억원)으로 6개월 사이에 3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중국은 신규주택 구매시 3분의 1 정도를 계약금 명목으로 선불로 지급하는데 이를 P2P로 조달하는 규모가 커지면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잉캔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P2P 대출업체들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 부실대출 비율은 0.19%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시중은행이 다른 명목으로 한 계약금 대출이 포함돼 있지 않다. 중국 최대 주택담보대출 기관인 중국 건설은행은 지난해 중국 주택담보대출 중 무수익여신(NPL) 비율은 0.31%로 전년의 0.21%에 비해 상승했다고 밝혔다. 중국 건설은행의 전체 NPL비율은 지난해 1.58%까지 상승했다.

중국 은행 전체의 부실대출 비율은 지난해 말 1.67%지만 경제 분석가들은 올해 중국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이 8%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에선 지난 2005년에 이뤄진 서브프라임 모기지대출 중 14.6%가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난 바 있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2월에 중국의 가계부채가 증가해도 감당할 여력이 있다는 발언을 해 대출 광란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출자전환 등을 통해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주간은 중국 국가개발은행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3년, 그 보다 더 빠른 시일 내에 1조위안 규모의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약 1조위안 규모의 잠재된 은행 부실 자산을 해소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출자전환 대상은 잠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나 국유 기업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 리스크 분류상 정상.관심대출 등 부실대출이 아닌 것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현재 시중은행은 리스크 정도에 따라 '정상-관심-차급(2급)-의심-손실' 등 5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통상적으로 정상.관심은 정상대출, 차급.의심.손실은 부실대출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출자전환 대상을 부실대출뿐만 아니라 부실 위험성이 있는 정상.관심대출로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샹푸린 은감회 주석은 최근 "은행 부실채권의 출자전환을 연구 중"이라며 "제도와 기술 준비가 완료되면 시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행 상업 은행법에선 상업은행이 비금융 기관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중국 신랑망 등은 인민은행이 기존 상업 은행법의 제한을 받지 않고 국무원의 특별 비준을 받아 출자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hjki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