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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해외펀드, 신흥국 투자가 쏠쏠했네

출시 한달 2551억 유입.. 설정액 기대에 못미쳐
연초 금융시장 불안 탓 "지켜보자" 반응 미지근
브라질·러시아 관련상품 수익률 톱10 가운데 6개

비과세 해외펀드, 신흥국 투자가 쏠쏠했네

'비과세 효과가 별볼일없나·'

출시된지 한달이 된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뚜렸한 가운데, 중국 베트남 등 신흥국에 투자한 펀드들의 수익률이 비교적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29일 출시된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에 3월 한달간 총 2551억원이 유입됐다.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는 과거 2007~2009년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된 적이 있다. 당시에는 한달간 개인이 총 1조2631억원을 가입했다. 그에 비하면 이번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의 열기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풀 꺾였다는 점을 감안하고, 아직 대외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이라 나름 의미는 있다는 평가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비과세 혜택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2008년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데 새해부터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졌다"며 "금융위기 이후 해외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이 꾸준히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유입한 것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07년 비과세 해외주식펀드가 출시된 후 2008년 말 30조3000억원까지 설정액이 급증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2016년 2월말 현재 11조4000억원까지 설정액이 감소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 가운데 최근 한달간 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대체로 신흥국시장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개월 기준 수익률 상위 펀드 10개 가운데 브라질펀드와 러시아펀드가 각각 3개씩이었고, 남미신흥국펀드가 2개, 유럽신흥국펀드가 1개, 글로벌신흥국펀드가 1개였다.

수익률이 좋았던 상품은 순서대로 'KB브라질자(주식)A'(15.32%),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자 1(주식)종류A'(12.80%), '미래에셋MSCI이머징유럽인덱스 1(주식)종류A'(12.41%), '미래에셋라틴인덱스 1(주식)종류A'(11.79%), '미래에셋브라질러시아업종대표자 1(주식)종류A'(11.57%), '교보악사파워브라질전환자 1(주식)Class Ae'(11.17%), 'KB러시아대표성장주자(주식)A'(10.76%),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자 1(주식)종류A'(10.33%), '키움라틴아메리카 1[주식]A1'(10.05%),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자(주식)종류C-e'(9.89%) 등이었다.

금투협에 따르면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상위 10개 펀드 중에서도 4개가 중국펀드, 글로벌배당주 및 베트남 그리고 글로벌원자재와 유럽 등이 각각 1개였다.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는 순서대로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358억원),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169억원),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주'(151억원), 'KB차이나H주식인덱스'(127억원), '신한BNPP중국본토RQFII'(116억원), '블랙록월드에너지'(92억원), 'AB미국그로스'(85억원), '슈로더유로'(82억원), 'KB중국본토A주'(79억원),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69억원)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산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의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지역의 경우 분산투자를 원칙으로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은 "우리나라에 펀드가입 열풍이 불었던 2008년 당시 신흥국에 대한 투자비중은 80%를 넘어섰을 정도로 쏠림이 강했다"며 "지금도 특정 국가에 대한 쏠림이 해소되지 않은만큼 특정지역이나 스타일에 대한 집중 투자는 원칙적으로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