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행권이 크게 부실화되지는 않겠지만, 한국기업의 구조조정이 느리게 진행돼 기업대출의 신용도는 부정적이다."
26일 이시내 무디스 부사장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설, 조선, 해운, 철강 등 5개 업종은 신용위험이 큰 산업군"이라면서 "국내 8개 대형은행의 총 여신 규모 중 약 11%가 이들 5개 업종에 집중되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조선업의 경우 지난 2009년 부터 구조조정이 시작됐지만, 아직도 지연되고 있다"며 "구조조정 문제가 빨리 해결돼 정상화되길 기대하지만, 최근 유가 등 변동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조선과 해운업은 전세계적으로 과잉생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로 무디스는 이달 국내 은행산업의 향후 1년~1년반 사이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꾸었다.
업계에서는 무디스가 수년 연속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해와 이번 은행산업 신용등급전망의 부정적 평가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근거로 무디스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기업의 구조조정을 들었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2.5%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1%로 보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환경도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국내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브로커리지와 자산운용, 자산관리가 작년보다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디스 측은 "국내외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주식 거래량이 줄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부문이 특히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무디스는 올해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무디스는 "국내 부동산 시장은 2008년 이후 평균 4%가량 성장해 오고 있는데, 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맞물려 자산의 거품 위험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최근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신용등급이 2.8등급이라 상환가능성이 높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역시 50% 이하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무디스는 올해 국내 커버드본드에 대한 시장의 위험도가 낮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무디스는 이날 국민은행의 적시상환지표를 상향조정했다.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우량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담보부채권의 일종으로, 국내에서는 국민은행이 지난 2009년 5월 10억 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최초로 발행했다.
무디스 측은 "한국의 커버드본드 시장은 예전보다 성숙했고 커버드본드 관련 법이 우호적으로 바뀌었으며, 국민은행이 최초발행하고 주택금융공사도 1~2년 주기로 지속발행하는 커버드본드가 아시아태평상 커버드본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점 등이 상향조정의 근거"라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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