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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대비 ELS 자체헤지 비중 높으면 금감원 검사대상

운용 리스크 감축 유도.. 소형사 배제 방안 검토

금융감독원이 올해 증권사들의 주가연계증권(ELS)의 헤지 운용을 점검 예정인 가운데 ELS의 자체헤지 비중이 낮더라도 자기자본 대비 규모가 많은 증권사도 검사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ELS는 리스크 헤지를 통해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기초자산을 사고파는 델타 헤지 등 자체 헤지를 하거나 백투백(Back To Back) 헤지 등으로 외국계 증권사 등 제 3자에게 리스크를 매도한다. 델타 헤지 등 자체헤지는 증권사가 기초자산을 직접 매수.매도하는 운용으로 리스크를 헤지하는 만큼 운용 리스크가 있다. 이미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금감원에 ELS의 자체 헤지를 감축시키는 관리방안을 만들겠다고 전달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ELS의 자체헤지 비중이 높은 증권사 이외에 자체헤지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많은 증권사도 검사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체헤지 규모가 자기자본보다 많은 증권사도 있는 데다 자체헤지 비중이 적더라도 자기자본 대비 규모가 많은 증권사도 시장변동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변동으로 기초자산이 급락하면 기초자산을 직접 사고파는 자체헤지를 한 증권사는 운용 리스크로 건전성이 악화된다. 결국 자기자본을 확충하지 않으면 이같은 자체헤지로 발생되는 리스크를 대비할 수 없는 것.

금감원 관계자는 "자체헤지 비중이 높고 규모도 많은 증권사가 우선 검사대상이지만 비중이 적더라도 규모가 많은 증권사도 검사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체헤지 비중이 높아도 규모가 2000억~3000억원 정도에 불과한 소형 증권사는 검사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자체헤지 비중이 낮아도 규모가 1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검사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ELS의 백투백 헤지는 미리 제 3의 금융회사에 리스크를 매도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변동으로 손실구간(녹인)에 들어가도 증권사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투자자의 손실만 발생할 뿐이다. 반면 자체헤지는 손실구간에 들어갈 경우 증권사의 운용 리스크가 부각돼 운용손실에 따른 건전성이 악화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월 이같은 증권사의 자체헤지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낸 바 있다. 자기자본 대비 자체헤지 비중이 높은 곳은 NH투자증권과 현대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이었다. 이들은 이미 자기자본 대비 10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기업평가 등 신평사들은 한화투자증권에 대해서는 이미 '부정적' 전망 또는 회사채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유는 ELS 운용손실 때문이었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위원은 "ELS 자체헤지에 대해서는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만기를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 금융당국이 자본확충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