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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여성의 눈에 비친 조선을 만나다"..국립중앙도서관, 10일부터 전시

"조선 사람의 품성과 근면성은 장래 이 민족을 기다리고 있을 더 나은 가능성을 나에게 일깨워 주었다. 조선은 처음에는 틀림없이 불쾌감을 주었겠지만, 이를 극복할 정도로 오래 산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로 강한 흡인력을 가졌다."

영국의 여행가이자 작가, 지리학자인 이사벨라 버드 비숍은 1894년부터 3년에 걸쳐 한국, 일본, 중국을 여행하고 남긴 'Korea and Her Neighbours'(1898)에서 조선에 대한 인상을 이렇게 기록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개항과 함께 조선을 찾은 많은 서양인 중 외교관의 아내로 또는 선교나 여행을 위해 조선을 방문한 서양 여성들의 기록을 모은 '조선을 사랑한 서양의 여성들' 전시를 오는 10일부터 6월 5일까지 연다고 4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여행기와 소설, 시와 그림, 사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선 특유의 내밀한 풍경을 담아낸 그녀들의 이야기를 한번에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재미학자 송영달 미국 이스트캐롤라이나 대학 명예교수가 30년 동안 수집한 책들로 구성됐다. 1960년 미국 유학 후 송교수는 항상 서양 사람들이 한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했고, 이 때문에 헌책방을 찾아다니며 먼지 묻은 책들 속에서 한국 관련 희귀 고서들을 수집하기 시작해 모은 책들이 300여권에 달한다.


전시는 송 교수가 이렇게 직접 모은 1883년부터 1950년까지 조선을 찾아 온 서양 여성들이 남긴 여행기, 소설, 시와 그림, 사진 등을 △조선을 보다 △조선을 담다 △조선을 그리다 △조선을 읊다 △조선을 쓰다 △조선에 살다 △그리운 금강산 등 근대 시기 한국을 7개 테마로 구성했다.

도서관은 이번 특별전을 앞두고 관련 자료를 조사한 결과, 1883년부터 1950년까지 70여 년간 60명에 달하는 여성 저자들이 80여 권에 이르는 한국 관련 저술을 남긴 것으로 집계했다.

도서관 관계자는 "당시의 서구인들에게 보편화됐던 백색 우월주의나 비기독교 사회에 대한 근거 없는 비하의식에 영향을 받은 측면도 일부 있으나, 모두 조선과 조선 사람의 다양한 면모를 비추어 주는 소중한 기록들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세계에 비쳤던 그 때의 우리 모습을 돌아보고 미래를 기획하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