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게시물에 한정한 잊힐권리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검색 사업자들이 이용자의 자기게시물을 삭제도 가능해진다.
검색결과에서 자기게시물 검색이 배제되도록 '블라인드' 처리 방식을 원칙으로 제시했지만 검색사업자의 판단에 맡겨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다만 30일간 블라인드가 가능한 임시조치에서 적용되던 면책 조항이 이 경우 적용되지 않아 사업자들의 부담은 크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용자 본인이 작성한 게시물이 블라인드를 넘어 삭제까지 가능해 자기게시물 잊힐권리 요청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사업자 책임 아래 자기게시물 삭제 가능
방송통신위원회가 10일 서울 중대로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개최한 '온라인 개인정보보호 정책 설명회'에서 방통위 최윤정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은 "사업자 판단 아래 (자기게시물을) 삭제해도 무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6월중으로 '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을 통해 인터넷상 본인이 올린 게시물에 대한 접근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블라인드 처리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해외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국내 게시판 관리자나 검색사업자들도 이용자의 자기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게 했다.
최 과장은 "블라인드 처리를 한 것은 분쟁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업자가 시스템적 특성, 서비스 특성으로 블라인드 처리가 어려우면 사업자 판단 아래 삭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자기게시물에 대한 대규모 블라인드 신청으로 요청이 누적될 경우 영구적으로 검색결과를 블라인드 처리하기 어려울 수 있어 사업자 상황에 따라 삭제조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다만 정보통신망법의 임시조치를 통해 30일간 블라인드 처리할 때와 달리 사업자가 자기게시물을 삭제했을 때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게시판 관리자와 이용자간 분쟁에 휘말릴 소지는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 명시되지 않았지만 자기게시물 삭제가 가능해지면서 사업자들이 기술적 한계에 따라 블라인드 보다 삭제를 더 많이 할 수 있다"며 "검색 사업자들의 검색 재료가 줄어드는 문제 보다 불필요한 분쟁에 엮일 수 있는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 6월 시행 강행
포털과 게임사, 쇼핑몰 운영자 등이 시스템 구축을 이유로 해당 가이드라인의 시행 시기를 늦춰줄 것으로 요청했지만 방통위는 6월 시행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동안 많은 논의를 한 만큼 6월중으로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기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 게시판에 블라인드와 같은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시스템적으로 쉽지 않다"며 "6월까지 시스템 구현과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추가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해 유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최 과장은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에서 임시조치와 같이 접근배제와 관련해 추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지만 (시간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며 "중소사업자도 충분히 갖출 시간이 있었다고 본다.
최대한 빠른 시간내로 준비해달라"고 답했다.
관련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복잡하지 않았고 시행시기도 당초 5월에서 6월로 미룬만큼 더 이상 늦출 없음을 강조했다.
최 과장은 "2014년 부터 많은 논의를 했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이 논의의 종결이 아니다"라며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제도적 관점에서 접근해서 이것이 공론화되면 확장된 측면에서도 검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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