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16일(현지시간) 한국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영국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서 올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이날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를 비롯한 최종후보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국 런던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에서 만찬을 열고 이같은 심가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 작가가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에 꼽힌다.
지난 2005년에 따로 마련된 인터내셔널 부문은 영화로 치자면 아카데미상의 외국어 작품상 정도된다. 수상자에게는 5만파운드(한화 약 8600만원)이 주어지며 작가와 번역자가 절반씩 가져간다.
한강은 등단부터 주목받아온 '차세대' 문학 기수다. 1970년생인 한강은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대(代)를 이은 문학가이기도 하다. 서울 풍문여고와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그는 소설가로 데뷔전 시로 등단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93년 계간지 '문학과사회' 겨울호로 시가 당선됐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단편인 '붉은 닻'으로 문단에 공식 데뷔했다.
그는 서정적 문장과 비극적 작품 세계로 등단과 동시에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소설문학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등 국내 유명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희랍어 시간'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으며, 이번에 맨부커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는 2004년 계간지 '창작과비평'에 처음 연작된 연작소설이다.
한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멀리하면서 죽음에 다가가는 내용으로, 주인공의 남편, 형부, 언니 등 3명의 관찰자 시점에서 담담하게 서술된 인간의 폭력적 본성에 대한 탐구가 담겼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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