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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해외선주사들과 담판] "용선료 28% 낮추면 정상화 후 현금 보상".. 선주사 설득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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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측 정상화 의지 강조.. 용선료 인하분 출자전환
선박펀드 지원도 가능해.. 회사 운명 내주 판가름
협상 깨질땐 법정관리행.. 선주사들도 심각한 타격
양측 '막다른 골목' 공감

18일 오후 1시55분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서관. 현대상선 용선료의 70%를 차지하는 최대 용선주 다나오스 코퍼레이션 이라클리스 프로코파키스 부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굳은 표정에 바쁜 걸음으로 사옥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이어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을 주도해온 마크 워커 미국 밀스타인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가 본사에 들어섰고 취재진 질문에 대답 없이 회의장소 15층으로 직행했다. '협상 성공이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냐.' 회사 명운이 달린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 최후 담판은 이날 이렇게 시작됐다.

[현대상선, 해외선주사들과 담판] "용선료 28% 낮추면 정상화 후 현금 보상".. 선주사 설득 사활

용선료 협상 데드라인이 임박한 가운데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이날 그리스 선주사 다나오스, 나비오스, CCC, 영국의 조디악,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 등 5개 해외 선주사중 3곳과 직접 협상을 벌였다. 회의에 직접 참석한 곳은 3곳이었고 1곳은 화상회의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조디악은 참석하지 않았다. 선주사 대표들은 각사 최고 업무책임자급이었으며 우리 측은 마크 워커를 비롯한 현대상선 실무협상팀, 산업은행 정용석 부행장 등이 자리를 했다.

[현대상선, 해외선주사들과 담판] "용선료 28% 낮추면 정상화 후 현금 보상".. 선주사 설득 사활

■용선료 협상 합의점 못찾아..난항 예상
이날 협상은 4시간 걸친 마라톤 회의로 진행됐지만, 최종 결론을 내는데는 실패했다. 협상에선 서로간 입장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오늘 협상에 참석하지 않은 영국 선주 조디악은 별도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향후 벌크선 선주와 용선료 인하는 별도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은 "용선료 협상이 어렵게 됐다. 협상이 전체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이 거칠 것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협상 자체가 끝난 것은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마크 워커 변호사는 협상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시작단계"라고 말했다. 현대상선 최고재무책임자인 김충현 상무도 "협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계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협상에서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선주 관계자들이 회사에 협상 결과를 보고한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결과는 채권단이 제시한 데드라인 20일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상선측은 19일 벌크선 선주를 포함한 전체 선주들 대상으로 용선료 인하 세부협상을 위한 콘퍼런스콜을 연다.

현대상선 측은 이날 용선료 조정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채권단 자율협약이나 재무구조 개선은 무의미할 뿐 아니라 바로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왔다.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용선료를 받을 수 없는 만큼 선주사들이 손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인하가 최선의 해법이라는 논리로 설득에 나섰다. 해운업황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주요 고객을 잃을 경우 선주사들 역시 경영 타격이 심각할 수 있다는 점도 주지시켰다.

채권단은 선주사들에 용선료를 평균 28%가량 깎아주면 인하분 절반가량을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일부는 경영정상화후 수익 발생 시 현금으로 보상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전체 용선료 인하분의 50%가량인 3600억원을 출자전환해 현대상선 주식으로 줘 손실을 최소화겠다. 현대상선 경영정상화에 강한 의지가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용선료가 인하되면 총 12억달러 규모 선박펀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용선료 인하분을 출자전환해 줄 경우 해외선주 지분율은 대략 2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은 출자전환 시 지분 40%를 보유한 대주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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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전환 시 용선주 지분 20%

해외 선주들은 향후 현대상선의 주인과 다름없는 채권단이 경영정상화 의지가 있는지를 집요하게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용선료를 깎아주더라도 이후 현대상선이 상장폐지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수 있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선주 입장에선 시가 대비 30~40% 이상 높은 현재 용선료를 지키고 싶지만, 지금 현대상선이나 선주사들 역시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는 게 협상관계자의 설명이다.

채권단은 앞서 17일 7600억원 규모 협약채권 출자전환 안건을 부의했으며 용선료 협상이 성공하면 24일 이를 결정할 방침이다. 순조롭게 풀릴 경우 현대상선 부채비율은 400% 이하로 낮아져 선박펀드 지원도 가능해진다.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 7600억원, 사채권자 채무조정으로 절감되는 4000억원 등을 감안하면 현대상선 부채비율은 장기적으로 200%대까지 떨어지게 된다.

현대상선이 배를 빌린 선주사는 이날 협상에 참여한 3곳을 포함해 모두 22곳이다. 선주사별 용선료 인하폭은 다르지만 현대상선은 전체 용선료의 28.4%를 깎아 해마다 2000억원가량 비용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협상을 진행해왔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에 성공하면 오는 31일과 내달 1일 이틀에 걸쳐 8043억원 규모 회사채 채무 재조정을 위한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두 번째 생존 관문에 도전한다. 용선료와 채권단 출자전환, 회사채 채무재조정 등의 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마지막 관문은 글로벌 해운동맹(얼라이언스) 가입이다. 현재 해외 선사 설득작업도 진행 중인 현대상선은 "회사가 법정관리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면 동맹 가입은 가능하다는 확답을 받은 상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jins@fnnews.com 최진숙 이환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