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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국내 생태계 교란하는 외래종 반입 전에 환경영향평가 해야

[특별기고] 국내 생태계 교란하는 외래종 반입 전에 환경영향평가 해야

지난 5월 22일은 유엔이 정한 '생물 다양성의 날'이었다.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함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선 환경보호가 우선이지만 외래종으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않다. '외래종'의 퇴치와 외래종 도입을 사전 철저히 예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그래서다. 이들은 주로 연구용이나 국민정서용 등으로 직접 도입되거나, 수입되는 곡물이나 대형 선박에 묻어서 들어온 뒤 국내 환경에 적응해 살아간다.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는 약 1100여종의 외래종이 유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래종으로 인한 피해는 생태계의 보고인 민통선까지 확산되고 있다. 개구리는 물론 뱀까지 잡아먹고 새우, 참게 양식장에 무차별적으로 침입해 양식장을 훼손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황소개구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뿐만 아니라 외래종은 새로운 병충해를 유입해 국내 생태계에 전파하기도 한다. 심지어 종(種) 간 혹은 이종(異種) 간의 잡종을 형성해 원종(原種)을 위협하는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토종 유전자는 점차 설자리를 잃게 된다.

국내 생태계를 교란하는 대표적인 외래종으로는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등검은말벌이다. 등검은말벌은 꿀벌보다 125배나 독액이 많아 사람에게도 큰 위협이 되며 양봉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그 외 황소개구리, 붉은귀거북, 뉴트리아, 블루길, 배스, 꽃매미, 가시박, 돼지풀, 미국쑥부쟁이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꽃매미는 포도, 복숭아, 등 과수농가나 산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심지어 대도시에서도 대량 발생하고 있어 아파트 단지나 고궁의 정원에 있는 조경수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

1990년대 초 식용 및 모피용으로 국내에 반입된 뉴트리아는 저수지나 논둑 같은 곳에 구멍을 내고 살면서 수초의 뿌리까지 뜯어 먹거나 수서곤충 등을 마구 잡아먹어 치우며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특별한 천적이 없어 급속한 증식이 우려되고 있다.

생물다양성이 위협받으면 그 결과는 생태계 파괴와 유용한 생물자원 감소로 돌아와 결국 인간에게도 피해를 입힌다. 생태계는 한번 파괴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 또 2013년 기준 국내유입 외래종중 국가관리 생태계 교란종은 18종(동물 6종, 식물 12종)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생태계에 해를 끼치거나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외래종에 대해 사후약방문이 아닌 철저한 예방 및 방제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식용, 연구용, 자원조성용 등 필요에 의해 의도적으로 외래종을 국내에 유입할 때는 충분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요즘 소득수준 향상과 더불어 늘고 있는 애완용동물이나, 관상용식물 도입에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미 유입된 외래종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 아울러 생물다양성의 중요성, 외래종과 고유종의 구별법, 외래종 취급요령 등을 국민이 알기 쉽게 지속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양승진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