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아너5C를 써볼 기회가 생겼다. 아너5C는 중국에서 지난 5일에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현재 리퍼비쉬팩토리 같은 국내 대행구매업체에서 2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다.
아너는 화웨이의 산하 브랜드로, 화웨이는 기존의 화웨이 브랜드와 아너 브랜드로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화웨이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한다면 아너는 샤오미, 메이주 같은 경쟁 업체들과 가격 경쟁을 벌이기 위해 가격 대비 성능비를 앞세운다.
제품 상자 색상이 다소 독특한데, 상자를 열어보면 스마트폰 본체와 함께 사용설명서, 유심핀, 충전기, USB케이블이 있다. 샤오미처럼 이어폰이 없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20만원대 제품에 그것까지 바라는 것은 욕심 같다.
제품을 켜보면 샤오미와는 다르게 한글을 기본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로케일이나 한글롬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해외폰인 만큼 한글키보드만 설정하고 설정에서 자신이 쓰는 통신사에 걸맞는 액세스 포인트 이름(APN)만 입력해주면 모든 설정이 끝난다. 샤오미 폰은 초기에 앱을 다운받으려 할 때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아닌 샤오미 미스토어로 들어가지는 경우가 있는데 화웨이 폰은 플레이스토어로 연결된다.
화면을 살펴보면 하단에 물리키가 아닌 소프트키를 도입했다. 바탕화면은 디즈니 만화 겨울왕국에서 엘사가 튀어나올 듯한 배경이다. 제품 후면에는 이렇게 카메라, 플래시를 비롯해 국내 기업 크루셜텍이 만든 지문인식 센서가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메탈 소재를 써서 그런지 깔끔한 느낌을 주고 무겁지도 않다. 스크롤도 매우 부드러운 편이다.
지문인식 센서의 경우 사용이 아주 편했다. 지문 입력을 위해 PIN 번호를 설정한 뒤 새 지문을 등록하는 데 손가락을 다섯 번 정도 센서에 갖다대면 그대로 지문인식이 입력됐다. 최대 5개의 지문을 입력할 수 있으며 센서에 손가락을 붙이면 PIN 번호를 따로 입력할 필요 없이 바로 화면 잠금이 해제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제품 사양을 살펴보면 아너5C는 5.5인치 풀HD, 기린650 프로세서, 2GB 램, 16GB 내장공간, 안드로이드 6.0 기반의 EMUI 4.1 등을 탑재했다. 16GB 내장공간 가운데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9GB 정도이나 마이크로SD카드 탑재를 통한 용량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용량에 큰 부담은 없다.
성능실험(벤치마크) 앱 안투투를 돌린 결과 5만2805점을 기록했다. 삼성 갤럭시노트4(SM-N9100)와 비교하면 3D 기능에서 점수가 크게 떨어지지만 그 외 부문에서는 막상막하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크벤치3에서는 싱글코어 899점, 멀티코어 3827점으로 갤럭시S5급 성능을 보였다.
카메라의 경우 후면은 1600만 화소, 전면은 800만 화소를 지원한다. 중국 스마트폰이 아직 우리나라 스마트폰을 따라잡지 못한 점 중 하나가 카메라 기능일 정도로, 중국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은 아직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큰 기대를 갖지 않았다. 하지만 샤오미 홍미3 같은 저가폰보다는 훨씬 뛰어난 사진을 뽑아냈다.
다만 배터리는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풀HD 화면에 3000mAh 배터리를 탑재해 나름 오래 갈 것 같지만 사용량이 많은 경우 하루가 가지 않아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경우가 발생하곤 했다. 배터리 효율은 샤오미 제품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러 앱들을 돌려본 결과 국내 앱들과 호환이 잘 됐으나 MMS 수신이 안되는 점은 단점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GO SMS Pro라는 문자메시지 앱을 받으니 이 문제는 해결됐다.
결론적으로 화웨이 아너5C는 20만원대 제품 치고 충분히 제 값을 하는 제품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샤오미폰처럼 자잘한 설정을 해줄 필요가 없고 카메라 성능도 괜찮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너5C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국내에 정식 출시될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이나 화웨이코리아는 당분간 스마트폰을 국내에 새로 선보일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태여서 이 제품은 당분간은 구매대행 등을 통해서나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화웨이 아너5C 사용기 동영상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