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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독일 170년 장수기업 조 케저 지멘스 회장 "지멘스 생존 전략은 변화와 혁신"

[fn 이사람] 독일 170년 장수기업 조 케저 지멘스 회장 "지멘스 생존 전략은 변화와 혁신"
조 케저 지멘스 회장이 27일 열린 제주포럼에서 통일시대 기업의 역할과 발전전략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170년 역사의 지멘스는 신생기업이 아니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사업구조의 50%를 바꿀 만큼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만이 기업과 나아가 국가의 미래 번영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독일을 대표하는 장수기업인 지멘스의 조 케저 회장은 27일 '제1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 특별초청돼 '통일한국, 기업에서 미래를 찾다- 디지털 시대의 비즈니스와 사회 재창조'라는 주제연설을 통해 우리나라의 미래 발전전략과 나아갈 방향을 이같이 제시했다.

케저 회장은 연설을 통해 지멘스가 동.서독 경제통합에 기여한 과정, 통일과 관련한 한국 기업의 역할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이 '한강의 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끌었듯이 독일은 '마셜플랜'을 통해 '라인강의 기적'을 일으켰다"며 "특히 1989년 갑작스럽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지멘스 같은 독일 대기업들은 제 몫을 다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멘스는 통일 이후 1991년 6월까지 옛 동독 지역에서 2만명의 직원을 고용하며 통일 독일의 균형발전에 앞장섰다.

내년 창사 170년을 맞는 지멘스를 총괄하는 케저 회장은 기업처럼 국가도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적응력은 "비즈니스와 사회를 재창조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응력이 강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세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우선 탄탄한 산업 기반을 들었다. "제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견고한 제조업을 갖춘 국가들이 앞서간다"며 "한국은 제조업이 국가 GDP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 '제4차 산업혁명'의 문턱에서 제조업 디지털화의 영향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저 회장은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2020년 스마트공장 1만개 구축'을 대표적인 한국 제조업 혁신 움직임으로 꼽았다.

둘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국가는 강력한 교육과 혁신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혁신은 교육받고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며 "디지털화로 모든 산업이 변화되고 있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셋째, 실수와 실패가 용납되는 국가 문화를 들었다. "최근 방문한 스위스는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할 만큼 스위스 국민은 기업가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며 "스위스 문화는 국민 개개인이 사업을 하도록 독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 포부는 회사 곳곳에 주인의식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아마도 전 세계 약 35만명의 지멘스 직원은 '항상 지멘스를 나의 회사처럼 생각하면서 행동하라'라고 했던 내 말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