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경찰청에 공급되는 렉스턴 W 차량들이 쌍용차 관계자들의 '파이팅'을 받으며 선적되고 있다.
【평택(경기)=이정은기자】 차량 보닛에 스페인어로 'POLICIA(경찰)'라고 적힌 짙은 회색 렉스턴 W 차량들이 줄줄이 대형 화물선에 올라탔다. 지붕 위에는 흰색과 빨간색 불이 들어오는 경광등과 LED 서치라이트가 장착돼 경찰차로서의 위용을 자랑했다.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에는 견고한 칸막이가 쳐져 안전한 범죄인 호송이 가능해 보였다.
쌍용자동차는 30일 경기 평택항에서 페루 지능형 순찰차 공급을 위한 렉스턴 W 수출 선적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선적된 차량은 총 408대를 비롯 오는 9월까지 렉스턴 W 총 2108대가 페루에 공급될 계획이다. 이는 경찰물자 단일 수출 건으로는 국내 최대규모다.
쌍용 평택공장에서 출고된 이 경찰차는 부두에서 선적검사와 바코드 스캔 등을 거쳐 13층 규모에 8000대까지 실을 수 있는 자동차운반선(PCTC)에 오른다. 김준한 평택국제자동차부두(PIRT) 이사는 "각 층 데크 높이가 1.7m 정도 되기 때문에 렉스턴 W를 싣기 위해선 천장을 살짝 들어서 2.5m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경찰물자 단일 수출 '최대규모'
이번 렉스턴 W 페루 지능형 순찰차 공급 건은 지난해 4월 한-페루 정상회담에서 한국산 순찰차 도입에 관심을 표명한 페루정부와 정부간 수출계약(G2G)에 따른 전담기관인 KOTRA 및 포스코대우간 공급계약이 지난해 12월 29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체결되면서 성사됐다. G2G 제도는 수출국 정부가 직접 개입해 수출계약 및 이행, 사후관리 등을 책임지고 보증해주는 거래를 말한다.
이번 페루 경찰청으로 공급되는 렉스턴 W(3.2L 가솔린, 사륜구동 모델)는 차량방탄 및 고성능 탐조등, 차세대 경광등을 장착(신정개발특장차)하는 특장작업과 차량번호 인식카메라, 지문인식 장치, 통신시스템 등의 첨단 IT장비(엔토스정보통신)가 추가된 지능형 순찰차다. 현지 내무부 산하 경찰청에 전달돼 전국 17개 도시에서 지역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차로 활약하게 된다.
쌍용차 국내·해외 영업본부장 송영한 전무는 "페루는 우리처럼 파출소가 있는 게 아니라 차량으로 보안통제, 치안통제를 하는 국가"라며 "때문에 이 차에는 범죄자를 호송할 수 있는 컴파트먼트 시스템이 장착돼 있으며 또, 이동하면서 치안업무 할 수 있도록 GPS나 통제센터와의 통신 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종 경고장치 뿐만 아니라 전면유리의 경우 40mm의 방탄유리가 장착돼 있다"고 덧붙였다.
산악지형이 많은 페루에서도 최적의 순찰차로 평가받았다고 쌍용차는 전했다. 송 전무는 "페루 정부에서 차량선정을 위한 위원회가 구성돼, 시험과 비교테스트, 시승 등을 거쳐 결정됐다"며 "일본차 등과의 경합 끝에 내구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선정됐다"고 풀이했다. 또 "직접 시승한 현지 경찰이 차량에 채택된 우수한 장비와 험로에서도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나는 점이 어필됐다"고 부연했다.
■내구성·안전성에 경찰차로 '러브콜'
쌍용차는 그 동안 렉스턴 W를 한국 경찰청 등 관공서는 물론 국방부 지휘차량 및 주한미군 등에 지속적으로 납품해 왔다. 쌍용차는 지난 2013년 503대, 2014년 1163대, 지난해 1525대 등 총 3191대를 군에 납품해왔으며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에도 지속적으로 납품해 왔다. 송 전무는 "군용 및 관용차량으로 3년간 계속 공급해왔다"며 "수요층으로부터 쌍용차 내구력과 안정성 등이 크게 어필해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쌍용차는 이번 공급물량을 통해 페루에 지난해 수출실적(642대)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역대 최대 수출실적(약 2600대)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중남미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판매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 전무는 "페루 경찰청에 이번 물량을 공급하는 것은 중남미 시장 뿐만 아니라 이란, 이라크 시장까지 확대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계속 이런 방향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는 렉스턴 W 외에도 코란도 C,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 등 다양한 모델들이 국내는 물론 벨기에 등 해외 여러 나라 공공기관의 특수업무 차량으로 수출된 바 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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