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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美·日 동시상장, 북미 공략 시동… 네이버는 AI 등 기술개발 늘릴 듯

네이버의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 라인(LINE)이 내달 15일 미국과 일본에 동시 상장하기로 하면서 향후 사업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7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 규모의 자회사가 일본 증시에 상장되면서 조달되는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따라 성장의 방향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라인은 이번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을 전략적 인수합병(M&A)에도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동남아 시장을 비롯해 북미 지역 공략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모회사 네이버는 라인의 후광 효과로 글로벌 비지니스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AI)·검색 등의 기술개발에 매진할 수 있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라인, 글로벌 공략 범위 확대
네이버와 라인은 10일 오후 한국 본사와 일본에서 각각 이사회를 열어 라인의 신주 발행을 결의,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라인을 상장하기로 결정했다.

일본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압도적으로 이용자를 확보한 라인은 미국 증시에도 상장해 글로벌 브랜드로 부각시키고 다소 기반이 약한 북미 지역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라인의 전 세계 월간 이용자 수(MAU)는 지난 3월 기준 약 2억1840만명이다. 일본과 태국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으며 라인택시, 라인음식예약, 라인샵, 라인맨 등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까지 추가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라인페이 카드', '라인 모바일' 등 핀테크, 알뜰폰(MVNO·이동통신재판매) 사업에도 나서며 라인으로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미국 등 북미 지역에선 스냅챗, 페이스북 메신저 등에 비해 입지가 약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미국시장 상장 후 조달된 자금이 북미시장 공략 투자에 활용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년간 상장을 추진하면서 1조엔(한화 약 10조87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던 라인의 시장가치는 글로벌 인터넷기업들의 부진과 라인의 실적 침체가 이어지면서 약 6000억엔(약 6조5500억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같은 수준에도 라인의 기업가치는 올해 일본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조달 규모 가운데 최대 규모로 꼽히고 올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에선 세번째 규모가 될 만큼 대어로 평가된다.

■네이버, AI 등 기술개발 박차
라인의 해외 증시 상장은 네이버의 자체 해외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라인의 해외 증시 상장으로 모회사인 네이버가 라인이란 브랜드를 활용해 네이버의 기업가치를 글로벌시장에서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웹툰과 동영상 서비스 '브이(V)' 등 네이버의 콘텐츠 서비스가 라인과 결합해 해외 시장에 쉽게 진출할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신규주권을 발행하면서 확보하게 될 수조원 규모의 현금은 성장동력 발굴과 서비스 개발의 촉매제가 돼 경쟁력 향상의 요소가 될 전망이다.

특히 네이버는 인터넷업계 특성상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 대비해 기술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해외 인터넷 기업들이 막강한 투자를 바탕으로 기술 향상을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네이버도 자금을 확보에 본격적인 기술경쟁에 돌입하겠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앞으로 더욱 기술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미리 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AI를 비롯해 검색 분야 기술 개발에 자금이 많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기술중심으로 투자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AI 음성대화 검색시스템 '라온(LAON)'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네이버는 향후 5년간 스마트홈, 로보틱스, AI 등에 대한 투자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