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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62년 고로의 꿈 이뤘다..장세욱 부회장 "CSP 세계 최고 제철소로"

동국제강 62년 고로의 꿈 이뤘다..장세욱 부회장 "CSP 세계 최고 제철소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10일(현지 시각) 브라질 쎄아라(Ceara)주 뻬셍(Pecem) 산업단지에 있는 CSP 제철소 용광로에 불을 지피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브라질 북동부 쎄아라(Ceara)주 뻬셍 산업단지의 CSP 제철소. 높이 110m고로(Blast furnace, 용광로) 앞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섰다. 장인화 포스코 부사장, 세르지오 레이찌 CSP대표 등을 뒤로하고, 장 부회장은 불을 붙인 긴 막대를 용광로 하단부에 밀어넣었다. 연산 300만톤급 거대 용광로가 순식간에 활활 타올랐다. 동국제강의 3대에 걸친 ‘고로의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동국제강 '고로제철소' 확보..글로벌 도약
동국제강은 브라질 제철소가 10일 공식 화입과 함께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서 창립 62년만에 고로를 확보하게 됐다고 12일 밝혔다. 그동안 국내서 고로를 가진 업체는 포스코, 현대제철 2개사가 유일했다. 하지만 브라질 CSP 가동으로 동국제강도 이 대열에 전격 합류하게 된 것이다.

장세욱 부회장은 화입식 직후 “CSP는 고로제철소를 만들겠다는 3대에 꿈의 실현이었다. 2005년 브라질 쎄아라에 제철소를 짓겠다는 약속을 지켜낸 것이 무엇보다 뿌듯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장 부회장은 “CSP를 세계 최고의 제철소로 만들고 싶다. 브라질의 성장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는 강조했다.

장경호 창업주, 장상태 명예회장 등 선대가 오랫동안 품었던 고로 제철소의 꿈이 브라질에서나마 비로소 이뤄지면서 동국제강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동국제강은 1965년 삼화제철소의 소형 용광로를 인수해 활용한 적 있고, 현재 인천과 포항에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 공장은 보유했지만, 현대식 대형 고로는 갖지 못했다.

동국제강의 고로의 꿈은 2005년 브라질 쎄아라주 첫 투자에서 가능성이 열렸다. 동국제강은 재무구조개선 약정 등 고난의 시기에도 투자는 계속하는 등 11년간 전사적으로 역량을 투입했다. 2012년 7월 제철소 공사 착공후 투입된 금액은 총 55억달러. 하루 최대 1만여명 건설인원이 동원됐다.

CSP제철소의 내용적(內容積) 규모는 3800㎥에 달한다. 연간 300만t 슬래브를 생산할 수 있다. 제철소는 고로를 비롯해 원료 야적장, 소결, 제선, 제강, 연주 공장 등을 갖췄다. CSP제철소는 동국제강(30%)이 기획자와 슬래브 구매자, 발레(50%)는 철광석 원료 공급자, 포스코(20%)는 기술부문과 가동을 맡는 역할로 참여했다. 쎄아라 주정부와 브라질 연방정부는 제품 출하를 지원하기 위해 7억달러 규모의 항만, 발전소, 변전소, 도로, 용수 등 인프라에 투자했다.

■후판 고급강 30%로 확대..1000억 추가 매출
CSP 가동으로 일관제철 사업자로 등극한 동국제강은 글로벌 철강사로 우뚝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CSP 생산 슬래브 중 60만톤은 한국으로 들여와 직접 사용하고, 100만톤은 해외 시장에서 판매한다.

동국제강은 후판사업 원가경쟁력 등 CSP의 직접적 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CSP 슬래브를 사용할 경우 후판 사업부문에서만 100억원 상당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구조조정에 힘입어 흑자로 돌아선 후판 사업 경쟁력이 CSP를 통해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CSP를 활용한 후판 사업 고도화 전략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CSP 제철소 소재를 활용한 후판 고급강 비중을 내년 30%까지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 이 비중은 15%수준이었다.
후판 고급강은 원유수송, 플랜트 등에 쓰인다.

동국제강은 이 후판고급강 비중을 늘릴 경우 1000억원 매출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CSP 가동으로 물류, 정보통신 등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는 물론, 남미 북중미 시장 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