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120년 전통의 루체른심포니 첫 내한공연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 최고(最古)의 루체른심포니는 악단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진보적인 오케스트라로 유명하다. 2010년대 들어서부터는 스위스를 넘어 해외공연을 다니며 세계적으로 '핫'한 오케스트라로 떠오른 루체른심포니가 첫 내한한다. 오는 2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서다.
첫 내한의 지휘봉은 미국 출신의 젊은 거장 제임스 개피건(37·사진)이 잡는다. 2010년 루체른심포니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한 뒤 스페인 투어 등 유럽 순회공연과 악첸투스, 나이브, 소니 등 유수의 음반사를 통한 앨범 발매 등 활발한 활동을 이끌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객원지휘를 위해 지난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루체른심포니와 함께는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파이낸셜뉴스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줄리아드에서 공부하던 시절부터 최근까지 한국인 음악가들과 교류해왔다. 세심하게 음악을 다루는 태도가 아주 인상적이었다"며 "루체른심포니가 한국 클래식 팬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알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우리 악단의 특징과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개피건은 루체른심포니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방송교향악단의 수석객원지휘자, 쾰른 귀르체니히오케스트라의 수석객원지휘자도 겸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최상위권 오케스트라의 단골 게스트로 초청받는 스타 지휘자다. 2011년 빈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에서 '라보엠' 이후 오페라 지휘자로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루체른심포니는 일찌감치 개피건의 계약기간을 2021~2022시즌까지 연장했다.
이미 젊은 나이에 이처럼 괄목할 만한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된 그만의 강점은 뭘까. 그는 "스스로를 진지하게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발전은 없다고 생각해요."
유럽과 미국의 여러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춰본 경험도 인기 비결이다. 그는 "모든 오케스트라가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유럽 오케스트라는 프레이징(음악의 구절을 자연스럽게 분할.연결하는 것)과 음악을 듣는 능력이 좋고 미국 악단은 테크닉과 합주 기량이 월등합니다. 각 악단에서 배운 것들을 서로 접목시키고 전달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드보르자크, 베버, 그리그의 곡을 연주한다. 특히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은 지휘자의 접근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개피건은 "이 작품에 아메리카 대륙의 음악과 원주민들의 리듬이 공존한다"며 "미국인인 내게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한국 관객들과 함께 공감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은 조지아의 '신성' 카티아 부니아티시빌리(29)가 맡는다. 신들린 듯한 연주에 매혹적인 외모로 유럽 등지에서 주목받고 있다.
개피건은 부니아티시빌리에 대해 "음악의 감정선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우면서도 거침없이 이어나가는 재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부니아티시빌리는 "관객과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싶다. 우리는 모두 음악을 통해 공통적인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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