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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본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한국 관객 잡을까

22일 LG아트센터서 亞 초연
"100년을 뛰어넘은 사랑 이야기 장엄한 멜로디가 청중 압도"

매튜 본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한국 관객 잡을까
매튜 본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천재 안무가"(타임)이자 "위대한 스토리텔러"(뉴욕타임스)인 안무가 매튜 본의 새 작품이 국내 상륙한다. 오는 22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이는 댄스 뮤지컬 '잠자는 숲속의 미녀'다. 지난 2010년 '백조의 호수'로 내한한지 6년 만이다. 당시 근육질의 남성 백조가 등장하는 혁신적인 춤에 한국 관객도 열광했다. 지루하지도 어렵지도 않은,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무용도 있다는 걸 보여준 혁신이었다. 그 공을 인정받아 지난달 발레가 아닌 현대무용가로서 최초로 영국 정부로부터 기사 작위까지 받았다.

원래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차이콥스키 3대 발레'로 불리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으로 이름난 매튜 본은 앞서 두 작품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2012년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영국 초연으로 매튜 본의 '차이콥스키 3부작'이 완결된 셈이다.

"내가 해석할 수 있는 그의 발레 작품이 더 있었더라면…." 파이낸셜뉴스와 이메일 인터뷰로 만난 매튜 본은 늘 이런 아쉬움에 산단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자신을 춤추고 이야기하고 싶게 만든다고. 그는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은 이야기 전달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극적인 사건과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 눈부시게 장엄한 멜로디가 가지는 아름다움이 청중을 압도한다"고 설명했다.

음악은 차이콥스키의 원곡을 따르지만 스토리는 파격적으로 비틀었다. 그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뱀파이어 스토리가 결합된 세기를 초월한 사랑 이야기다. 그는 이 작품이 "100년을 뛰어넘은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개인적인 욕구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주인공 오로라가 100년간의 긴 잠에 빠지는 저주에 걸리기 전에 이미 한 청년과 사랑에 빠져 있었다고 설정했습니다. 오로라가 깨어날 때까지 살아남기 위해 청년은 영원 불멸의 뱀파이어가 된 것이죠."

그의 작품은 대사 없이 춤으로만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언어보다 더 명확한 서사가 있다. 무성영화를 즐겨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사 없이 이야기를 전달하니까요. 다른 형태의 공연에서도 작품의 영감을 얻죠. 발레, 현대무용 등 춤의 역사를 파고들기도 합니다."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안무가지만 그에 대한 한국의 애정은 각별하다.
'백조의 호수'의 경우 2003년부터 2010년 사이에 무려 네 차례나 내한했고 2005년에는 한 대기업의 '혁신'을 내세운 광고에도 활용됐다. 그는 "한국 관객들이 '백조의 호수'를 얼마나 사랑해주셨는지 기억한다. 우리 무용단의 가장 성공적인 작품인 '잠자는 숲속의 미녀' 역시 즐겨 줄 거라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