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이종호 / 북카라반
'터미네이터' '매트릭스' 등 수많은 SF 영화들이 만들어낸 세계는 '미래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란 의문을 던져줬다. 1997년 인공지능 딥블루가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물리치자 세계가 경악한 것도 이같은 가능성 때문이었다. 체스라는 단순한 게임에서 승리한 것뿐이라고 자기 위안했던 우리들은 20년이 지난 2016년 바둑에서 컴퓨터가 인간을 꺾자 로봇과 미래, 인간에 대해 보다 깊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바둑은 인간이 만든 게임 중 가장 복잡하고 인간적이어서 절대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정설이었다. 그러나 인공지능 '알파고'의 승리는 더이상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는 선고와 같다. 인공지능은 언젠가 인간을 모든 면에서 앞설 것이고, 그에 반해 인간의 필요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세상이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닌 시대가 왔다는 의미다.
이 책은 알파고 신드롬으로 발생한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인공지능은 무엇인가. 어디까지 발전했나. 이들은 인간의 직업을 얼마나 빼앗을 것인가. 이들은 인류의 위협인가가 그것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을 다룬 미래 SF 영화는 꽤 많다. '우주소년 아톰' '스타워즈' '로보캅' 등은 로봇이 인류와 함께하는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면, '매트릭스' '터미네이터' 같은 영화는 로봇이 인간을 몰살하는 디스토피아를 그렸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를 개발해왔던 인류에게 로봇은 그 개발의 최첨단이다. 인공지능 역시 마찬가지다. 분명한 것은 컴퓨터와 인터넷, 인공지능과 로봇이 없는 인류의 삶은 이제 상상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는 로봇으로 인한 미래가 유토피아가 될 것인지 디스토피아가 될 것인지도 미지수다.
다만 가장 먼저 닥쳐온 일자리 대체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올해 발표한 '일자리 미래 보고서'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달로 향후 5년간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간의 상상, 그 중에서도 나쁜 상상은 언젠가 현실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로봇이 인간을 공격하는 것도 실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나를 위협하고 통제하는 미래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도 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영화에서처럼 인류가 로봇을 물리칠 수 있을까. 고민이 필요한 대목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기술 개발을 지연하고, 오류가 발견된 프로그램은 폐기할 수 있는 권리가 인간에게 아직 있기 때문이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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