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숲속의 미녀' '스노우 화이트' '신데렐라' 잇따라 공연
잔혹동화 원작 살리거나 뱀파이어 등장..색다른 매력 눈길
매튜 본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사진=LG아트센터 제공
동화 속 '3대 공주' 이야기가 무대 위에 발레로 잇따라 펼쳐진다. 오로라공주(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설공주(스노우 화이트), 신데렐라. 그런데 둘이 좀 낯설다. 잠자던 오로라를 깨운 것은 왕자가 아닌 뱀파이어였고, 순수한 소녀 백설공주는 '뭘 좀 아는' 여자로 그려진다.
22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아시아투어의 막을 올린 댄스 뮤지컬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익히 아는 동화의 뼈대만 남겨둔 채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가 더해졌다. 고전발레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는데 정평이 난 영국 출신 안무가 매튜 본의 신작이다.
음악은 차이콥스키의 원곡을 따르지만 스토리는 파격적으로 비틀었다.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의 원작에 뱀파이어 스토리가 결합해 세기를 초월한 사랑 이야기가 탄생했다. 오로라가 100년간의 긴 잠에 빠지는 저주에 걸리기 전에 이미 한 청년과 사랑에 빠져 있었고 오로라가 깨어날 때까지 살아남기 위해 그 청년이 영원 불멸의 뱀파이어가 됐다는 설정이다. 고딕 풍의 화려한 세트와 의상으로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색다른 느낌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은 내달 3일까지.
프렐조카쥬의 '스노우 화이트' /사진=대전예술의전당 제공
오는 24~25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현대발레 '스노우 화이트'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관람 등급이 17세 이상. 대중이 익히 아는 디즈니 버전의 '백설공주'가 아니라 어둡고 잔혹한 그림형제의 원작을 살렸다. 백설공주는 천진난만한 소녀 대신 사랑에 눈을 뜬 성숙한 여성으로 그려지고 욕망에 눈 먼 사악한 왕비가 더해져 에로틱하면서도 기괴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발레 안무가 앙쥴렝 프렐조카쥬의 대표작이다. 지난 2003년 10월 프렐조카쥬 발레단이 국내 초연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으로 잘 알려져있다. 2008년 초연된 '스노우 화이트'도 이미 지난 2014년 국내에 소개됐다.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음악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을 사용했다. 특히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는 잠에서 깨어난 백설공주가 왕자와 함께 추는 파드되(2인무)에 통째로 사용돼 극적 효과를 더한다.
와이즈 발레단 '신데렐라'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내달 8~9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와이즈 발레단이 선보이는 '신데렐라'만은 동심을 파괴하지 않는다. 만 7세 이상 관람가.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던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나 행복해지는 꿈같은 이야기를 환상적인 무대 위에 그대로 펼쳐놓는다.
와이즈 발레단은 마포아트센터의 상주단체다. 이번 공연은 '서울문화재단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선정작으로 마포문화재단과 공독기획으로 꾸민다.
샤를 페로의 원작 이야기를 토대로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음악 위에 영국 출신 안무가 프리드릭 아쉬톤이 춤을 입혔다. 지난 2013년 와이즈 발레단 홍성욱 예술감독의 재안무를 거쳐 국내에 선보였다.
이복언니들을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와 마임을 통해 코믹하게 연출한 점이 흥미롭다. 왕자와 신데렐라가 무도회에서 만나 추는 파드되는 고전 발레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이 작품의 백미다. 또 요정들의 춤, 화려한 궁전과 무도회, 마법으로 변한 예쁜 호박마차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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