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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 재테크 (2)투자자산 옥석가리기] 은퇴후 소득공백 걱정된다면, 오피스텔·상가 눈여겨 보라

평균 수명 늘면서 고령화.. 은퇴후 소득절벽 대처위해 수익형 부동산 등 갈아타도심 역세권 오피스텔 주목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아 부동산과 금융 업계에서도 안정적 투자자산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특히 부동산시장에선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도 눈이 쏠리고 있다. 올 하반기엔 개인이 투자 가능한 부동산펀드(재간접 펀드) 시장이 열리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볼 만하다. 금융시장에선 연금보험이 중요한 안정적 투자처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편집자 주>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인구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를 상회해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26년에는 20%까지 급증해 초고령사회가 될 전망이다.
[역발상 재테크 (2)투자자산 옥석가리기] 은퇴후 소득공백 걱정된다면, 오피스텔·상가 눈여겨 보라


22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생명표에 의하면 2014년 현재 55세인 사람의 기대여명(앞으로 몇 년 더 살 수 있는지를 추정한 평균생존연수)은 29.55년으로 80대 중반까지 살 것으로 예상된다. 60세부터 은퇴기에 접어든다면 약 25년의 노후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2015년 만 60세에 접어든 가운데 10년 이내 대규모 은퇴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은퇴나 노후준비가 사회적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은퇴 후 고정적 소득이 끊기면 보유자산을 활용해 매월 안정적 현금흐름을 확보하거나 그간 모아둔 자산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가계자산에서 주택 등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향후 은퇴에 따른 자산 재분배 문제는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60세 이상 가구, 자산의 78% '부동산'에 편중

'201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2015년 3월 말 현재 가구당 평균 자산은 3억4246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부동산 자산은 2억3345만원으로 가구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부동산 자산 비중은 더 높았다. 60세 이상인 가구는 부동산 자산 규모가 2억8259만원으로 전체 자산(3억6042만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4%에 달했고 금융자산 비중은 18%에 그쳤다. 자산 대부분을 부동산 형태로 가지고 있다 보니 유동성이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은퇴 후 지속적으로 현금을 창출, 안정적 소득원이 될 수 있는 연금 가입률은 미미한 실정이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 가입률은 대상인원의 48%에 그치고 있고 도입된 지 10년이 넘은 퇴직연금은 10명 중 2명만 가입한 상황이다. 개인연금에 가입한 비율은 12%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국민.개인.퇴직연금 가입률은 27.6%에 불과했다.

은퇴계층의 부동산 자산에 편중돼 있는 자산구조와 연금 등 노후준비가 미흡하다는 점은 부동산 처분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퇴 후 가처분소득이 감소함에 따라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활용한 은퇴자금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은퇴 후 실물자산 축소로 부동산시장 지각변동 예상

은퇴계층의 실물자산 축소는 노후자금 확보와 더불어 부채를 줄이려는 경향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는 금융부채를 57세까지 확대하다가 1차 은퇴 직후인 58세 이후 축소해나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물자산의 경우 은퇴 전까지 금융부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가 은퇴 이후에는 금융부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은퇴 이후 실물자산을 처분해 금융부채 상환에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은퇴계층이 늘어날수록 실물자산 처분에 따른 부동산 시장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다만 단기적 시장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은 아니다. 은퇴계층이 보유한 부동산이 급격하게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차 은퇴 직후인 58~64세보다 2차 은퇴 시기이면서 자녀 출가 직후인 65~70세 사이에 실물자산 처분과 함께 금융부채가 크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을 보유한 은퇴자들은 자녀 출가 이후 대형주택을 처분해 소형주택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들이 대거 보유하고 있는 중대형 주택 위주로 가격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부동산 자산의 단순 처분이 아닌 재분배(재투자)가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은퇴인구 증가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직결된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은퇴인구 증가를 단순히 주택수요 감소로 연결 짓는 것이 아니라 거주지나 주택 유형·규모 등의 니즈 변화로 이해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14년 발표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주거특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절반(48.9%)가량은 은퇴 후 주택 처분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수익형부동산.임대상품 각광, 정책지원 눈여겨봐야

은퇴 이후 소득절벽에 대처하기 위해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 상품으로 갈아타기가 이뤄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다. 이미 부동산 시장의 투자패턴이 시세차익 위주에서 운용(임대)수익 쪽으로 재편된 가운데 수익형 부동산이나 새로운 틈새 임대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노후대책과 관련한 정책적.제도적 변수에 따라 부동산 시장 영향이 달라질 여지도 있다"면서 "정부가 미흡한 노후대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부동산 자산을 활용한 여러 정책적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예를 들면 은퇴계층이 노후 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주택을 매각하고 소형주택으로 이전 또는 이주하는 경우 노년층을 위한 복지 차원에서 부동산세제 부담을 경감해주거나 부동산 자산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주택연금과 역모기지 제도를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 등이다.

김 팀장은 "부동산을 처분하는 대신 노후소득화(임대상품 갈아타기)하거나 역모기지(주택연금)를 활용하는 방법이 확대될 경우 부동산 수요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조언했다.

■초저금리 시대, 오피스텔 상승세 지속될 것

노후 수익형부동산으로 각광받는 오피스텔은 공급이 늘어나면서 임대수익률이 떨어졌지만 초저금리 시대 투자처로 여전히 각광받고 있다.

부동산114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도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상가의 경우 평균 임대수익률이 연 3~4%에 불과한 반면 오피스텔은 연평균 5% 이상이어서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임대수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은 긍정적인 편으로 매매가격은 상승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오피스텔 가격은 상반기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거주 및 투자를 고려할 경우 교통이 편리한 도심 역세권이 하반기 오피스텔 매매가격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월세는 하반기 전국 2만실 이상의 입주물량이 대기 중이고, 세입자의 경우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물건 확보가 용이해 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세는 만성적 매물 부족에 따라 입주물량 증가 등에 영향 없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오피스텔 공급이 크게 늘어난 만큼 임차인 확보를 위한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피스텔을 대체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찾기 어렵다면 상대적으로 공실 우려감이 낮은 역세권이라든지 유동인구가 풍부한 대학가, 업무시설 밀집지, 대형 상업시설 인근 등으로 투자물건을 압축해야 한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