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맨 데이터'를 이용해 우리나라 아마추어 야구에서도 일본의 '오타니' 같은 대형 신인 선수를 만드는 것이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
최근 '트랙맨 데이터'라는 생소한 용어가 야구팬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야구보다는 골프에서 더 잘 알려진 '트랙맨 데이터'는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처음 야구에 도입,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는 지난해 도입되며 야구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도입 초기 일부 마니아층에서만 호평받던 '트랙맨 데이터'는 이제 일반 야구팬들 입에도 자주 오르내리는 용어가 됐다. 서울 잠실야구장과 목동야구장에만 설치됐던 '트랙맨 장비'는 오는 7월에는 국내 프로야구가 열리는 전 구장에 설치된다.
이처럼 한국 야구계의 뜨거운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트랙맨', 그 중심에는 트랙맨 시스템 운영사인 애슬릿미디어의 장민규 이사(39.사진)가 있다. 장 이사는 군사용 레이더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트랙맨 장비를 우리나라에 처음 들여온 인물이다. 동시에 'OB 베어스 어린이 야구단' 출신으로 업계에서 소문난 야구광이다. 대학 졸업 후 영화 투자배급사에 취직해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야구를 향한 열정이 그의 발길을 돌려놓았다.
장 이사는 "영화 관련 일을 쭉 해오다가 우연치 않은 기회에 야구 쪽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며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고, 야구와 관련한 일을 너무 해보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사업 동기를 밝혔다. 사업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장 이사는 "트랙맨 데이터를 우리나라에 도입하면 야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겠다 싶어 사업을 시작했는데 처음 2년 동안은 거절만 당했다"면서 "미국 '트랙맨 베이스볼' 본사에 판권을 요청했지만 신용이 없다며 거절당하다가 2년 넘게 매달려 우리나라에서의 독점적 권리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처음에는 일부 스포츠 기자 등만 트랙맨 데이터에 관심을 보이고 국내 구단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갸우뚱'이었다"며 "국내 야구 구단들이 구단의 전력이 유출되면 어쩌느냐며 트랙맨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힘들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그러던 중 생각지도 못한 과정에서 트랙맨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8월 26일 당시 넥센 히어로즈의 박병호가 친 '비공인' 프로야구 최장거리 홈런이 그것이다.
장 이사는 "당시만 해도 홈런 비거리를 기록원들이 눈으로 측정하던 상황이라 아무리 멀리 나가도 145m 정도가 최고였다"며 "하지만 트랙맨으로 분석한 결과 비거리가 159m로 그해 국내외 프로야구 경기를 통틀어 최장거리로 기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록이 보도되면서부터 일반 야구팬들에게도 트랙맨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구단들도 트랙맨 데이터에 관심을 갖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웃었다. 트랙맨의 유용성이 알려지며 프로야구 구단은 앞다퉈 트랙맨 장비를 도입하고, 아마추어 아구계에서도 문의가 오는 등 사업이 성공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장 이사는 트랙맨 데이터를 이용한 대형 신인 선수 배출이라는 더 큰 목표를 꿈꾸고 있다.
hyunkim@fnnews.com 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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