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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 '해외 지분사냥'으로 영토 확대

기술·마케팅 그대로 흡수.. 글로벌 점유율 늘리는데 지사 설립보다 효과적
넥슨·엔씨소프트 등 공격적으로 지분투자 나서

게임업체 '해외 지분사냥'으로 영토 확대


한국 게임업체들이 해외 게임업체의 지분을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외 지사를 세우는 대신 기존 게임업체를 인수하면 기술역량과 마케팅 경험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현지 시장 공략에 소요되는 시간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가다.

■韓 게임사, 해외 게임사 지분투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넥슨과 엔진이 해외 게임사에 대해 투자를 실시했고 앞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해외 게임사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넥슨은 모바일 전략게임 '도미네이션즈'를 개발한 빅휴즈게임즈의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빅휴즈게임즈는 '문명 II'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 등을 개발한 유명 게임 개발자 브라이언 레이놀즈와 팀 트레인이 공동설립한 개발사로 넥슨은 2013년부터 빅휴즈게임즈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북미 지역 자회사 엔씨 웨스트 홀딩스를 통해 미국 비디오게임 개발사인 히든패스 엔터테인먼트와 캐나다 게임업체 디스 게임 스튜디오에 각각 28억원, 53억원대 규모의 지분 투자를 실시했다.

히든 패스 엔터테인먼트는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를 만든 개발자들과 마이크로소프트, 시에라, IBM 등에서 경력을 쌓은 개발자들이 설립한 회사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를 비롯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 HD 에디션' 등을 개발했다.

넷마블게임즈는 미국 유명 모바일게임사 SGN에 1500억원을 투자,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최근 카카오의 계열사 엔진은 중국의 게임 개발사 룽투코리아에 1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글로벌 영향력 확대 위한 시도

북미와 유럽 지역 공략을 위해선 현지 게임사를 인수해 그들의 기술력과 인지도를 충분히 활용하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기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잇따라 지분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지분투자 이후 결과물이 빠르게 나오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지만 지속적으로 협업을 통한 게임 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포화상태에 놓인 국내 게임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의 수익원 발굴이 절실한 상태에서 주요 게임사들의 해외 게임사 투자는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정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지사를 설립해 게임을 해외에 출시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현지에서 특화된 게임사를 인수해 공략하는 방법이 더욱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해외 게임사 투자가 단순한 투자가 아닌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무형적으로도 국내 게임사에게 도움이 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