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에 이어온 호국정신, 현역 해군 손자와 함께 시구 시타에 나서
▲최영석 예비역 대령과 손자 최영진 이병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왼쪽부터) /사진=해군
한국전쟁 발발 당시 특수부대 600여명을 태운 북한 무장선을 격침시켜 부산을 사수한 대한해협해전의 영웅이 해군이 된 손자와 함께 부산 시민 앞에 섰다.
해군은 28일 한국전쟁 당시 대한해협전에서 북한 무장함선을 수장시킨 백두산함의 갑판사관이었던 한국해양소년단 고문 최영섭 예비역 대령(88)이 해군에 복무중인 최영진 이병(20)과 함께 롯데자이언트의 홈 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시구·시타자로 나선다고 밝혔다.
해군과 롯데자이언츠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장병사랑 캠페인 ‘땡큐 솔져’ 행사의 일환으로 28일(화) 저녁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삼성 프로야구경기의 시구ㆍ시타자로 대한해협해전 당시 백두산함 갑판사관으로 참전했던 최 예비역 대령과 최 이병을 선정했다.
이날 경기는 해군 의장대와 태권도시범단의 공연, 해군 홍보영상 상영, 군악대 연주 등이 식전행사로 열리게 된다. 또한 해군장병과 군 가족은 이날 경기를 무료로 관람하며,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은 ‘NAVY’라고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러 참전용사와 국군장병에 대한 감사를 표한다.
시구에 나서는 최 예비역 대령의 집안은 3대째 바다를 지켜온 해군 가족이다. 1947년 월남하여 해사 3기생으로 입대한 최 에비역 대령은 1950년 2월 해군 소위로 임관해 백두산함 갑판사관으로 참전했다. 한국전쟁 기간 동안 대한해협해전, 서해안 봉쇄작전, 여수철수작전, 인천상륙작전, 제2인천상륙작전 등 해군의 주요작전에 참가했다. 이러한 공로로 최 예비역 대령은 금성충무무공훈장 등 무공훈장 4개를 받았다.
또한 해군 최초의 구축함인 충무함(DD-91)의 함장 재임 중인 1965년 3월 동해 외해에서 일본 어선으로 가장한 북한 간첩선을 잡는 등 대한민국 영해수호에 혁혁한 전공을 세웠고, 1968년 대령으로 전역했다. 최 예비역 대령의 두 동생도 각각 해병대 대령(최웅섭, 83)과 해군 중사(최호섭, 81)로 해군에서 복무를 했다.
최 예비역 대령의 바다사랑은 전역 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1975년부터 무보수 명예직인 한국해양소년단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매년 수십 차례씩 학교와 군부대를 방문하여 안보의 중요성과 해양의식 고취를 위한 강연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 예비역 대령의 네 아들도 모두 군 장교로 군 복무를 했다. 첫째 아들인 최재신 前 고려개발사장(63)은 해군대위, 둘째 최재형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60)는 육군중위, 셋째 최재민 소아병원장(58)은 공군대위, 넷째 최재완 광주대 교수(49)는 육군소위로 군 복무를 마쳤다.
또한 손자 5명 중 한 명은 해병대 중위로 군 복무를 마쳤고, 현재 최영진 이병이 군수지원함 천지함의 갑판병으로 근무 중이어서 3대째 대한민국의 영해를 수호하는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영섭 예비역 대령은 "66년 전 생사를 넘나들며 부산을 구해 낸 대한해협해전의 기억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자유 대한민국은 그냥 지켜진 것이 아니다.
참전용사들의 ‘피의 결정체’가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이라면서 "노병을 잊지 않고 불러 준 부산시민과 관계자들에게 참전용사를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시구에 앞서 소감을 밝혔다.
손자 최영진 이병은 "할아버지를 이어 3대째 우리 바다를 지킨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부산 시민 앞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시타를 하게 되어 더 영광"이라며 "어떤 적도 우리 바다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해 영해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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