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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노조도 심각성 알아 파업 안할 것"

조선3사 CEO, 산업부 장관 면담 후 입장 밝혀
권오갑 현대重 "구조조정 불가피, 노조 설득"
박대영 삼성重 "노조와 매일 만나 대화 할 것"

"노동자협의회가 파업에 들어가면 은행관리를 받을 수도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29일 오전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선3사 대표들과의 만남 후 기자들과 만나 "노협과 대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파업에 돌입하면 금융당국 및 채권은행의 입김이 거세질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 사장은 노동자협의회의 파업투표 가결에 대해 "노협 입장에서 파업을 해서 도움 될 것이 없다"며 "좋은 방향으로 해결해 보겠다"고 답했다. 박 사장은 노협과의 대화가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일주일 사이에 자구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합의를 볼 여유가 없었고 이제라도 대화를 할 생각이다. 매일 만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전날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안을 가결했으며 이날 오전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박 사장은 유상증자의 규모나 대주주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아직 유증 규모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대주주인 삼성전자의 참여도 지금 논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대답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소난골 프로젝트 인도 연기로 인한 1조원 유동성 위기설과 관련, 문제없이 적기 인도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사장은 "인도 유예 없이 진행하게 됐다"며 "소난골 때문에 컨틴전시 플랜으로 갈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사장은 이번 주 내로 소난골 관계자들을 만나 관련사항을 협의할 예정이며 이날 참석한 주형환 장관도 소난골 관계자와의 면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노조의 파업결의에 대해서는 "노조들이 항상 하는 얘기"라면서 "노조도 회사의 심각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파업까지는) 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도 노조의 파업 가능성에 대해 "(노조와) 열심히 같이 해보자고 호소하겠다"면서도 "시장상황에 따라 대응을 해야 하는데 돈 잘 벌 때 기준으로 달라고 하면 안 된다. 100만원 벌다가 60만원 벌면 거기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아직 파업 결의는 하지 않았지만 지난 17일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을 결의했으며 20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권 사장은 설비지원 부문 분사에 대해서도 입장을 명확히 했다. 현대중공업은 자구안의 하나로 임직원 900여명이 소속된 설비지원 부문을 분사할 예정으로 노조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권 사장은 "야구선수와 배드민턴선수에게 같은 연봉을 주고 있는 격이어서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직종에 따라 연봉이 다 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