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 복잡한 대형 기획 테러서 개인 테러로 변화.. 대응책 바꿔야

테러 수사대상 아닌 범인, 배후·동기 밝혀지지 않아
사살 직전 "알라" 외쳐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 복잡한 대형 기획 테러서 개인 테러로 변화.. 대응책 바꿔야

프랑스에서 약 8개월 만에 또다시 대형 테러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테러 대응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테러 양상이 과거의 복잡하고 거창한 방식 대신 관계당국의 눈길을 받지 않는 개인들의 돌발행동으로 바뀌어가면서 그에 맞는 대응 방식이 요구된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14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니스에서 트럭을 몰고 군중에게 돌진한 범인은 올해 31세의 튀니지계 프랑스인이었다. 그는 과거 폭력이나 절도 등의 혐의를 받은 적은 있지만 테러 수사대상에 오른 적은 없다. 테러의 배후나 동기 모두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도 나오지 않았다.

■IS 연루 가능성 높아…지휘관 사망에 '보복'

경찰 수사는 범인이 현장에서 사망하면서 벽에 부딪혔다. 공범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수사 중이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니스 테러의 범인은 경찰에 사살되기 직전 "신(알라)은 위대하다"고 외쳤다.

프랑스와 각국 언론들은 비록 확실한 물증은 없으나 이번 테러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 간의 연관성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온라인매체 보카티브는 사건 직후 온라인상의 IS 추종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등을 통해 니스 테러를 축하하고 있으며, 이번 테러가 아부 오마르 알시샤니 사망에 따른 보복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알시샤니는 IS 고위사령관으로 지난 13일 이라크 모슬 인근 전투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보당국은 알시샤니가 IS의 국방장관 역할이었으며 IS 지도자 아부 바르크 알바그디디의 최측근이었다고 보고 있다.

테러 방식에도 IS의 입김이 묻어난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IS에서 대변인 역할을 하는 아부 무하마드 알 아드나니가 지난 2014년 9월 동료들에게 차량을 이용한 테러 방법을 촉구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테러단체인 알카에다 역시 2010년 트럭을 이용해 군중에게 돌진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성명에서 비록 배후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이라크와 시리아의 IS 점령지에 공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달라진 테러 양상에 속수무책

테러 배후를 IS라고 가정할 경우 유독 프랑스에서 반복되는 테러를 설명하기 쉬워진다. 우선 프랑스는 전체 인구의 7~8%가 이슬람교도(무슬림)로 유럽에서 무슬림 비중이 가장 크며 사회적으로 낙오된 무슬림 인구도 적지 않아 선동하기 쉬운 지역이다. 또한 프랑스는 미국과 더불어 IS 공습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IS 공격목표 가운데 우선순위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공습과 첨단무기로 IS에 대항하고 있지만 니스 테러 같은 상대적으로 '쉬운 표적'을 향한 테러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최근 발생하는 테러들이 개인이나 비교적 작은 조직들에 의해 벌어지고 있으며 IS와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없는 상황에서도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브루스 호프만 안보연구센터 국장은 "가장 큰 문제는 SNS 등으로 과격화되는 사람들의 숫자가 이제껏 봐왔던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것"이라며 "이제 겨우 시작이다"라고 주장했다.

미 국가테러방지대책센터의 닉 라스무센 소장은 니스 테러 당일 "최근 기획에 수년이 걸리고 훨씬 복잡한 대형 테러의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신 적은 자원과 시간으로 테러를 실행할 수 있는 개인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내에서도 강력한 대테러기관을 신설해 테러 대응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달 프랑스 하원에 제출된 보고서에는 정부가 알카에다 같은 유명 테러단체를 추적하느라 프랑스 국적의 범인이 비교적 단순한 방식으로 자행하는 테러를 놓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