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이 올림픽 사상 최초로 '전 종목 석권'의 신화를 썼다. 양궁이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후 28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14일(이하 한국시간)로 개막 9일차를 맞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은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모두 휩쓸며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국 양궁의 새로운 역사는 이번 대회 양궁 마지막 종목이었던 남자 개인전에 나선 세계랭킹 2위 구본찬(현대제철)이 완성했다.
구본찬은 1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프랑스의 장 샤를 발라동을 세트 점수 7-3(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물리쳤다.
8강전과 4강전에서 연속으로 슛오프(경기가 동점 상황이 됐을 때 승자를 가리기 위해 추가로 쏘는 한 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결승에 진출한 구본찬은 세계랭킹 4위 발라동을 맞아 1세트부터 10점을 연달아 꽂아넣으며 승리, 기선을 잡았다. 2세트에도 기세는 이어져 상대가 8점을 쏘는 사이 착실히 점수를 쌓아가며 승점 2점을 추가했다. 세트 점수는 4-0까지 벌어졌다.
경기는 구본찬의 완승으로 마무리될 듯했지만 3, 4세트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구본찬은 3세트에서 아쉽게 동점을 허용한 뒤 4세트를 한 점 차이로 내주며 5-3으로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자칫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5세트가 시작됐지만, 오히려 발라동이 8점을 2번 쏘며 흔들리는 사이 구본찬은 차분히 경기를 풀어나가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대표팀이 남녀 단체전과 여자 개인전 금메달에 이어 올림픽 사상 최초로 양궁 전 종목 석권의 위업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구본찬은 한국 남자 양궁 역사상 처음이자 역대 올림픽 두번째로 개인.단체전을 석권한 선수가 됐다. 종전 올림픽 남자 양궁 2관왕은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휩쓴 미국의 저스틴 휴이시가 유일했다.
한국 양궁의 올림픽 전종목 석권에 세계양궁연맹(WA)과 외신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WA는 "한국의 구본찬이 양궁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의 전 종목 석권이라는 올림픽 새 역사를 완성시켰다"고 집중 조명했다.
이어 "한국은 1988 서울올림픽, 2000 시드니올림픽, 2004 아테네올림픽, 2012 런던올림픽 등에서 3개 종목 정상에 올랐지만 전 종목을 석권하진 못했다"며 "하지만 이번 2016 리우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자 단체전과 개인전,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에 달린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NBC방송은 "한국이 리우올림픽 양궁 종목을 휩쓸었다"며 "양궁 종목 마지막 날에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은 한국 선수가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야후스포츠는 "구본찬이 2관왕에 오르며 사상 초유의 4종목 싹쓸이를 완성시켰다"며 "한국 양궁이 전체 12개의 메달 중 5개(금 4, 동 1)를 획득하며 대회를 화려하게 마감했다"고 전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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