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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캄보디아 귀화 日 개그맨, 139위로 마라톤 풀코스 완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마라톤 경기의 마지막 행렬을 장식한 선수는 캄보디아 대표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다키자키 구니아키(39)다.

다키자키는 일본에서 네코 히로시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개그맨이다.

2008년부터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한 다키자키는 선수층이 얇은 캄보디아로 국적을 바꿔 올림픽 마라톤에 출전하겠다는 꿈을 키웠다.

다키자키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에서 출발해 구하나바하 베이 해변도로를 돌아 다시 삼보드로무로 도착하는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 42.195㎞ 풀코스를 2시간45분44초에 완주했다.

이날 남자 마라톤에 출전한 선수는 총 155명. 이 중 15명이 기권하면서 140명 만이 풀코스를 완주했다.

최하위권으로 밀린 다키자키는 꼴찌만은 피하고자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해 뛰었다.

이를 지켜 본 관중들은 다키자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올림픽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다키자키는 양팔을 들어 보이며 '뽀빠이 세리머니'를 펼치고는 일본 취재진을 향해 "해냈다. 내가 해냈다"고 소리쳤다.

2011년 캄보디아 국적을 얻은 다키자키는 당초 2012년 런던올림픽에도 출전하고자 했다.

하지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적어도 국적을 얻은 지 1년이 지나야 한다"고 제동을 걸어 런던올림픽 출전은 무산되고 말았다.

다키자키는 포기하지 않고 리우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했다. 이후 지난 5월 캄보디아 마라톤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면서 와일드카드로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다키자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로서 기록은 좋지 않았다"라며 "조금 더 끈기있게 뛰었어야 했다"는 소감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캄보디아인도 일본인도, 브라질인도 모두 응원을 해 줘 감사하다. 레이스 막판엔 힘들었지만 절대 걷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