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시장 문턱이 낮아져 누구나 제대로 된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소수의 사람만 누려왔던 '실력 있는 변호사 찾기'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법률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헬프미'를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박효연 변호사(33.사진)는 6년간 다닌 대형 로펌에서 나왔다. 변호사도 취업하기 힘든 요즘 높은 소득이 보장되는 곳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 두려웠지만 그간 지녀왔던 문제의식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지난해 7월 신개념 법률플랫폼서비스인 '헬프미'의 문을 열었다.
박 변호사는 "검찰 시보 생활 그리고 로펌 생활을 하면서 변호사와 법률소비자 사이에는 너무 큰 간격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법률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이 변호사를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 문제의식을 느꼈고 법률서비스 시장에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변호사 정보를 확인한 뒤 영화표를 예매하듯 변호사와 상담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변호사들의 정보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리고 쉽게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헬프미의 웹 사이트에서는 변호사들이 본인을 설명하는 영상, 해당 변호사가 소송을 수행한 결과인 판결문과 칼럼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또 헬프미 변호사와 상담을 진행했던 의뢰인이 올린 후기까지 모두 공개되고 있다.
박 변호사는 구체적인 법률서비스 카테고리를 나눠 변호사 상담 문턱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헬프미에서 시행 중인 '지급명령 서비스'가 첫번째 결과물이다.
박 변호사는 "남에게 받을 돈이 있는 모든 경우 신청이 가능한 지급명령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법률 소비자가 많다"며 "제도를 모르는 경우도 많고 알더라도 신청하는 것이 까다롭고 전문가 도움을 받기에는 비용 부담이 큰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헬프미의 지급명령 서비스 장점은 자동작성 서비스다. 온라인에서 이해하기 쉬운 질문에 답변을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지급명령신청서가 워드파일로 생성되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여기에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면 헬프미에서 신청서를 제출해주는 등 법원 처리 절차를 대리해준다.
박 변호사는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지급명령을 전문가에게 맡길 때 드는 비용을 파격적으로 낮췄다"며 "소비자들은 비용 부담도 덜었을 뿐만 아니라 방문 필요도 없는 등 편의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장기적으로는 회계사, 변리사 등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상담도 쉽게 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할 생각이다. 다만 변호사가 상담료를 따로 받는 것처럼 유료 상담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은 분야가 많아 고민이다.
박 변호사는 "다양한 전문가들의 상담을 일반인이 쉽고 싸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며 "이런 서비스 제공과 함께 전문가 상담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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